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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거친 표현 거침없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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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 8일 새벽 정상회담은 역대 정상회담에 비해 모든 것이 '유동적인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정상간 합의의 내용이나 형식이 외교라인을 통해 오래 전 확정된 상태에서 정상들이 이를 하나하나 추인하는 회담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의견을 처음으로 듣는 자리의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설정하지 못한 부시 대통령이 그동안 대북정책의 '이니셔티브'를 가져온 김 대통령의 설명과 비전을 듣고 이에 대해 토론을 해보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대북 포용정책의 큰 틀에 합의했음에도 불구,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발표문이 늦게 배포되는 바람에 미국 언론들이 회담직후 결과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번 회담은 "전반적으로 진지하고 솔직하고 정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게 박준영(朴晙瑩) 청와대대변인의 전언이다.

정상회담이 '진지하고 정중하게' 진행됐다는 표현은 익숙하지만 '솔직하게' 진행됐다는 표현은 다소 이례적인 게 사실이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한반도 상황에 대해 솔직하고 격의없이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고, 부시 대통령도 "우리는 북한에 대해 솔직한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솔직한 대화'가 두 정상간 이견을 외교적 용어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대두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중 의사표현에 거침이 없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배석자들에게도 관심을 표명하는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고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장에 입장한 이정빈(李廷彬) 외교장관, 양성철(梁性喆) 주미대사, 김하중(金夏中) 외교안보수석, 김성환 외교부 북미국장 등 우리측 배석자 4명에게 일일이 "커피를 하겠느냐, 차를 하겠느냐"고 묻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는 것.

부시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김 대통령이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의미와 효과 등을 설명하자 "풀 서포트(full support, 전폭 지원) 하겠다"며 외교적 용어가 아닌 거침없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후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한미간, 한미일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김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도 단순히 동의의 뜻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소탈하고 거침없는 태도를 보였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성격은 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도 다소 거침없이 표현돼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논란을 야기시켰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회담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을 공동발표문에 삽입해 놓고도 회견에서는 '회의' '우려' '비밀에 쌓인 나라' 등 북한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여러차례 사용, 정상회담 이견설을 야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AP 통신과 뉴욕타임즈 등 주요 언론들도 한때 정상간 공동발표문 내용은 알지 못한채 부시 대통령의 '거친' 표현을 바탕으로 회담에서 두 정상간 합의내용보다는 이견노출에 중점을 두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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