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3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총선에서 16표차로 석패한 김 대표 입장에서는 지난 100일이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을 시험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0일 당시 서영훈 대표의 후임으로 발탁된 김 대표의 일성은 '강한 여당론'이다. 당시 안기부 자금 사건의 대처방안을 놓고 혼선을 거듭하던 민주당은 김 대표 등장으로 이내 방향을 잡았다.
김 대표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사과와 국고환수 조치를 강도높게 요구하면서 여당의 중심인물로 급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주창한 당정관계에서의 '당 우위론'은 여당의 위상을 제고하는데도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표의 이같은 강공드라이브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후원이 큰 몫을 차지했다. 당내 기반이 취약했던 김 대표로서는 청와대 비서실장 당시부터 쌓아온 김 대통령의 신뢰를 바탕으로 당을 빠른 속도로 장악해 나갔다. 김 대통령도 기회있을 때마다 '김 대표 중심의 당 운영'을 강조했고 '당과 국회를 김 대표가 책임지고 운영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 대표의 부상은 곧바로 여권의 '영남후보론'으로 이어졌다. 대표 취임후 불과 얼마되지 않아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여당에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당심(黨心)'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소속 대의원 상대 조사에서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당시에 비해 지지율이 3배 가까이 폭등해 이인제 최고위원을 위협하는 위치로까지 급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김 대표에게도 시련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발견되고 있다. 4대부문 개혁속도와 경제회복의 더딘 진척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동교동계로 대표되는 당내 구주류의 강력한 부상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으로 3.26 개각에서 김 대표가 소외된 것은 김 대표에 대한 당내 견제가 만만찮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는 곧 당내 차기 대권후보 경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김 대표의 행보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김 대표가 취임 100일을 계기로 어떤 전환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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