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시 LG특혜 논란

특혜인가 아니면 지역 진흥 차원의 배려로 이해해야 할 것인가? 시 당국이 대기업 LG를 대하는 태도를 놓고 구미가 떠들썩하다.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주체는 구미 경실련으로, 주차장 무단 사용과 공장 앞 하천 복개 등이 시비의 핵심이다.

주차장 경우, 낙동 강변 체육공원, 다목적 광장, 동락공원 주차장의 일부 등이 LG계열사의 전용 주차장이 되고 있다는 것. 앞의 두 곳은 공단 근로자들에게 휴식·체육 공간을 제공하고 각종 모임장소로도 쓰일 수 있게 하기 위해 1997년 말에 구미시가 만들었다. 20억원을 들여 공단 인근 낙동강 둔치 1만여㎡에 조성한 것. 그런데도 LG측은 이곳을 직원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또 매년 여름 홍수 뒤에는 청소비 등 관리 비용 3천여만원도 LG가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락공원(임수동) 주차장 경우엔 9개(1만2천769㎡) 중 3개를 LG필립스 등 LG 계열사 직원들이 차지, 공원 이용객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고 경실련은 문제를 제기했다.

하천 복개 문제가 걸린 것은 LG전자 정보통신(1공단) 정문을 통과하는 500m 구간. 구미시가 60억원을 들여 복개키로 계획, 의회에 설계비 1억5천만원을 요구했으나, 이것은 특정 업체 봐 주기 의혹이 있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LG 계열사가 직원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곳은 당연히 주차료를 받아야 한다" "하천 복개 공사는 반드시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당수 시민들과 시청 공무원들조차 주차장 문제에는 경실련 주장에 공감했다. "공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주차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비싼 주차료를 매기는 시청이 어떻게 특정 업체에 대해서는 주차장 조차 아닌 땅에 공짜 주차를 허용하느냐"는 것이다. 시청 직원들은 청내 주차장 사용 때도 매월 2만원씩을 주차료로 내고 있다.

그러나 구미시 관계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다목적 광장은 하천부지여서 정식 주차장을 만들 수 없고, 따라서 지금으로서도 주차료 징수가 힘들다"고 했다. LG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LG측은 또다른 입장을 보였다. 최선호 그룹장은 "LG는 구미시에 몇억원씩 지원하는 등 기여도가 크다" "현재 같은 일은 기업체의 생산활동을 돕고 근로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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