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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 역사왜곡 대응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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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비판여론이 일면서 정부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국민 정서를 고려하는 동시에 이것이 반일(反日) 감정으로 심화해 한.일 우호관계에 큰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하면서 일본측의 실질적인 시정조치를 끌어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원만한 대북정책 추진을 위해 미국은 물론 일본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시기에 극단적인 한.일 외교마찰은 피해야 한다는 점도 고민을 더해주는 부분이다정부는 지난 4일 긴급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단기와 중.장기로 나눈 단계적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으나 정부 고위당국자는 5일 "뚜렷한 대책이 없다", "기다려 봐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정부 대책은 내용별로는 정부 차원의 '불쾌감' 표시와 왜곡부분 재수정 요구 및 교과서 불채택운동 지원으로 나눌 수 있다.

정부는 일단 단기적인 불쾌감 표시와 항의의 첫 조치로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를 공개 초치,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한데 이어 조만간 최상룡(崔相龍) 주일대사를 통해 일본 정.관계 고위인사들에게 우리측의 '깊은 유감'을 전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본측의 반응에 따라 주일대사의 업무협의를 명분으로 한 일시귀국 조치, 항의 사절단 파견 등 더 강력한 상징적인 불쾌감 표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정부는 이와 동시에 교육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통해 문제의 8개 역사교과서를 정밀 분석, 왜곡부분을 구체적으로 적시, 재수정 요구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 외상이 중의원 답변을 통해 "검정절차가 완료됐기 때문에 앞으로 바뀔 일은 없다"고 '선언'한 데서 보듯 일본측이 우리의 재수정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은 데 문제가 있다.

일본측의 무반응에 따른 양국 국민간 감정악화를 고려할 때 그 이후 선택가능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카드는 극단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정부내에서도 재수정 요구 반대론이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주일대사의 '소환'도 실제로 재수정을 끌어낼 수 있는 조치라기보다는 상징적인 불쾌감 표시 이상이 아니라는 문제점이 있어 한 당국자는 "현실성이 낮다. 현 단계에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미 3차례 개방을 통해 '활짝' 열어준 일본 대중문화의 수입 문을 다시 닫는 것 또한 비현실적이며, 추가 개방일정 전면 재검토라는 '강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역시 상징적인 의미 이상이 아니라고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한 당국자는 "이미 99%를 개방하고, 이제 1%만 남아 있는데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밖에 정부 공식문서에서 '천황'표기의 '일왕' 수정, 항의사절단 파견 등 역시 항의 차원 이상의 것이 아니며 이로 인해 돌아올 외교적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정부는 정치권 등에서 요구하는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카드에 대해서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시민단체와 연대한 검정교과서 불채택운동, 양국 학자들간의 정기적인 토론 등을 통한 중.장기적인 왜곡근절 방안 궁리에 들어갔지만 내심 자신감이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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