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공암벽 등반 손·발끝마다 짜릿한 스릴…

구태여 자연 암벽이 아니라도 좋다. 답답한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암벽을 탈 때처럼 스릴과 모험을 느끼게 해주는 인공암벽 등반. 한번 시작하면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만다고 동호인들은 자랑한다. 평소에는 엄두를 내기 힘든 암벽 타기의 짜릿함·긴장감을 통하여 집중력과 성취감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높이와 경사, 구조에 매달리고 기어오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체력까지 좋아진다.

"확보준비 완료… 출발… 왼 다리도 올라가야지… 오른 발도 더 올리고… (밧줄을)툭 한번 쳐봐… 거기서 왼손 바꿔 잡고… 휴식… 줄당겨(하강준비)… 하강…". "너무 재밌어요. 처음엔 무섭고 힘들었는데, 이젠 팔힘까지 세어졌어요. 자신감과 인내심도 길러져 내 자신이 신기할 정도예요".

지난달 30일 오후 8시 대구 달서구 상인동 대구시 청소년 수련원 실내체육관. 쌀쌀한 날씨에도 체육관 내부는 땀에 젖은 클라이머들의 웃음이 가득했다. 이제 시작한 지 6개월 됐다는 백승화(12·동천초교)양은 높이 8m의 인공암벽을 유연하게 오르내린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에도 아랑곳 없이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바로 옆에서 밧줄을 잡아주던 지은경(31)씨는 "여기서 배운 기술을 토대로 자연암벽에 나가면 훨씬 더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며 자랑을 보탠다.

인공암벽 등반은 건물 내부 또는 별도 구조물에 만들어놓은 인공암벽에 풋홀드(발을 디딜 수 있는 돌출물)와 핸드홀드를 부착, 맨손으로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운동. 자연암벽 등반과 달리 날씨와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스포츠다. 최근엔 스포츠 클라이밍으로 발전, 전국규모 대회가 개최되는 등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전국의 인공암벽 클럽은 150개 정도이며 대구의 동호인만도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위험천만한 운동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선입관. 인공홀드를 뗐다 붙였다 하여 루트의 난이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나 여성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홀드를 잡을 수 있는 근력과 균형감각을 갖춘 초등학교 1∼2학년 정도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등반에 필요한 장비로 암벽화와 쵸크주머니(손의 땀을 흡수하는 탄산마그네슘 가루를 담는 백)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암벽화는 발에 꼭 끼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초급과정을 넘어서면 안전벨트와 퀵드로 등 안전확보기, 밧줄 등을 준비해야 한다.

초급과정때부터 무리한 암벽타기는 금물. 근육, 인대 등에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무엇보다 신체조건과 능력에 맞게 즐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대구시 청소년 수련원 인공암벽반 지도와 강의를 맡고 있는 박본현(40)씨는 "손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근육을 종합적으로 움직이는 효과 만점의 전신운동"이라고 인공암벽 등반을 칭찬하며 "초보자도 3주정도 기본교육을 받으면 쉬운 코스는 등반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3개월정도 트레이닝으로 초급자 과정을 마칠 수 있다는 것.

인공암벽 등반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은 대구시 청소년 수련원 강좌 스포츠 클라이밍교실(656-6655), 사설 기관으로는 대구파워클라이밍센터(752-3932)와 대구클라이밍센터(754-7579)에서 교습을 받을 수 있다. 교습비도 매월 일반 2만∼3만원, 청소년 1만5000원선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

오는 21일∼22일에는 대구시 청소년 수련원에서 대구시장배 전국 등반경기(볼더링)대회가 열려 전국의 클라이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남녀 각 일반부와 학생부로 나눠 자웅을 겨루게 될 이번 대회는 14일까지 참가 접수를 받는다. 문의 656-6655.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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