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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잣집 마나님이 아들 딸을 곱게 길러 딸은 시집보내고 아들은 결혼시켜 분가를 시켰다. 어느날 귀여운 손주들의 재롱도 보며 며칠 보내려고 아들 집에 가니 아들은 마루를 닦고 며느리는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마나님은 몹시 화가 났다. 어찌 키운 아들인데 가정 일을 시키다니.

며느리가 미워 귀여운 손자손녀 얼굴도 보지 않고 한걸음에 나와 며느리 험담을 하러 딸 집에 갔다. 딸은 방안에서 화장을 하고 있고, 사위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그것을 보니 사위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아들도 남자, 사위도 남자인데 아들이 며느리를 도와 가정 일을 하는 것은 화가 나고, 사위가 딸을 도와 가정 일을 하는 것은 예뻐 보일까? 자기 모순에 빠진 마나님은 잘못을 깨닫고 깊이 반성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모순은 인간이면 누구나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나는 해도 되고 남들은 해서는 안된다는 모순된 사고, 내 것은 소중히 여기고 남의 것은 천시하는 경향, 타인의 행동을 객관적 기준에서 평가하지 않고 자기 자(尺)로 재면서 남을 비판하는 행위 등이 그렇다. 우리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중심적 사고 때문에 애인과 헤어질 수도 있고, 친구와의 우정에 금이 가며, 가족끼리 불화가 생기고, 이웃과 다투기도 한다. 나아가 국론이 분열되어 국민생활에 괴로움을 주기도 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자기중심적 사고로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해 힘없는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 살기가 고단할 때일수록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좋겠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불교에서는 자비라 하고, 기독교에서는 사랑이라고 한다. 자비와 사랑이 충만한 사회가 곧 극락이고 천국이 아니겠는가?

거리를 가다보면 칠순 할머니는 나를 보고 '새댁'이라고 하고, 꼬마들은 나를 보고 '할머니'라고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럴 때 역시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잣대로 상대를 재는구나 싶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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