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통계기관 협의체 추진

"통계정보 교류냐, 통계치 사전 조정이냐"통계를 생산하는 4개 기관을 묶어 협의체를 만들려는 대구시 구상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통계생산 기관마다 들쭉날쭉한 각종 기준 등을 바로 잡아 통계 신뢰도를 높여보자는 게 대구시 주장. 실무자 협의를 거쳐 늦어도 다음달중 첫 회의를 갖겠다는 일정이다.

이에 대해 일부 기관에선 시가 껄끄러운 통계를 미리 손보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의 구상은 이렇다. 대구상공회의소, 한국은행 대구지점, 통계청 경북통계사무소, 대구본부세관 등 주요 통계생산 4개 기관과 대구시가 '정보교류협의회'를 만들어 통계 신뢰도를 높이고 꼭 필요한 통계치를 뽑아낼 수 있는 방안 등을 연구한다는 것.

대구시는 통계의 특성상 비교시점을 서로 다르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얼마든지 통계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지역.품목별 수출실적처럼 정말 필요한데도 프로그램이 없어 만들지 못하는 것도 많다고 말한다. 통계생산기관끼리 의논하다보면 왜곡을 막고 제대로 된 통계를 갖는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이에 대해 타 기관에선 '협의회' 자체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통계 왜곡은 통계 생산과정에서보다 사용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것. 단적으로 비교시점 문제는 통계를 활용하는 사용자의 문제이지 생산자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타 기관들은 시에 '불리한' 통계를 발표하는 데 유.무형의 압박감을 느낄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지역총생산 전국 꼴찌' 등 근래 발표된 주요 통계에 노이로제 반응을 보여온 게 대구시였다. 협의회를 통해 아예 통계생산 자체에 관여해 보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이다.

한 기관의 조사담당자는 "시가 객관적인 통계 숫자까지 인위적으로 수정하거나 발표되는 것을 막으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걱정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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