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 등 공동여당이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해 '의원 선별'의 변칙 투표를 강행,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간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여당측은 30일 저녁의 국회본회의에서 국가인권위원회법을 가결시킨뒤 야당이 제출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와 이근식(李根植) 행자부장관의 해임건의안 투표에서 일부 의원만 투표에 참여토록 하고 민주당 78명, 자민련 20명, 민국당 1명 등 99명이 기권함으로써 '개표중단'이란 기형으로 무산시킨 것이다.
여당은 이한동 총리 등의 해임결의안이 통과되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후반기 정국관리 기조가 헝클어지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선별 투표로 해임건의안을 무산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인듯 하다. 민주.자민련.민국 3당연합으로 원내의석의 과반수인 137석을 간신히 지키고 있는 여당으로서는 '충성도 높은' 의원을 선별 투표시키는 편법을 원용, 해임건의안 통과를 저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당의 이처럼 무리한 국회운영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 여당이 개혁정치의 본보기가 되기는커녕 기껏 소속의원들을 선별해서 "당신은 믿을만 하니 투표하고 당신은 믿을 수 없으니 투표하지마라"는 식의 전대미문의 투표 방식을 밀어붙인 것은 말이 안된다.
이러한 선별적 투표는 비밀투표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자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의 의결권을 짓밟는 것으로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배신행위로 지적받아 마땅하다. '당신은 믿을 수 없으니…'라며 '건의안' 투표권을 유보당한 여당의원들의 내부 반발은 또 어떻게 무마할 것인지 여당 수뇌부는 생각이라도 해봤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대우차과잉진압에 따른 노동계의 반발과 물가고, 실업문제, 구조조정 지연 등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 국회에는 270여건의 민생법안이 계류중이다.
이런 터수에 선별투표로 또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넣다니 말이나 되는가. 여당은 정권안보보다 민생이 더욱 소중함으로 깨닫고 자성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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