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 아팠습니다. 얼마 전 매일신문에 경산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실렸었지요? 1천600여명 아동들 중 무려 300명이나 도시락 싸 오기가 힘들다고요? 겨우 30만원 받아 할머니.남동생 셋이서 한달을 살아야 한다는 6학년 이양의 사연이 이 글을 쓰는 기자의 가슴을 찢어 놨었습니다. 국가가 주는 월 50만원으로 누나 고등학교.중학교 학비를 대야 한다는 5학년 김군의 이야기엔 목이 메었습니다.
내일 모레면 어린이날 아닙니까? 며칠 더 있으면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지요? 힘든 여러분을 바라 보고만 있어야 하는 할머니.선생님은 또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내가 죽고 나면 누가 새끼들을 돌 봐 줄까 싶어 밤잠을 못잔다"고 했다는 이양의 할머니,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던 지난 겨울 추위에도 버스 요금이 없어 걸어 학교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없이 눈물만 흘려야 했다"는 김군의 할머니… 이 글을 쓰면서도 기자는 정말 울음이 터질 지경입니다.
그러나 기자는 더 가슴아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밥을 굶으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도시락 받기를 거부하는 학생들이 있다고요? 공장을 하시는 50대 후반의 어느 분이 그걸 알려 주셨습니다. 고등학교 다니는 막내 딸의 친구 중에 그런 학생이 있어, 자신이 몇명분의 도시락을 부담하겠다고 했더니 거절하더라고 했습니다. 경산초교생들을 취재 했던 우리 기자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전해 왔었더랬습니다.
◈도시락 거절하는 아이들
기자는 그 말을 듣고 좌절과 분노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그 정도밖에 못돼서는 안됩니다! 떳떳하게 도시락을 받으십시요. 아니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십시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되십시요.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다. "나도 뒷날 어른이 되면 힘든 사람들에게 도시락을 주겠다. 아니, 더 많은 학생들에게 되갚겠다. 그럴려면 튼튼하게 자라야 하고, 그러자면 지금 도시락을 받아야 한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이 진정 걱정해야 할 일은 자존심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뒷날 어른이 됐을 때 남을 돕지 못하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일이 정말로 걱정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 다칠까 걱정하는 그건 작은 자존심일 뿐입니다. 보다 큰 자존심을 바라 보고 걸으십시요. 그래야 여러분은 큰 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어제가 부처님 오신날 아니었습니까? 부처가 왜 부처입니까? 움켜 쥐기만 하려는 우리 중생들로부터 그 움켜 쥐려는 손을 풀어 주려 오신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이 아까워 하는 지금의 그 알량한 자존심이 바로 움켜쥐려는 마음입니다. 그런 마음을 부처님은 집착이라 했습니다.
◈작은 자존심 버리고 떳떳하게 받자
집착이 있으면 성을 내게 되고, 결국은 어리석음을 부른다고 합니다. 그 셋을 '탐진치'라 하고, 세 가지 독이라 해서 '삼독'(三毒)이라 부처님은 불렀습니다. 이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바로 해탈이고 열반이라 했습니다.
도시락 받기를, 도움 받기를 거부하는 그 마음 바탕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진정한 자존심입니까?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만 모질게 끌어 안으려 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야기가 놀랍습니까? 이상합니까?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걸 깨닫지 못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부처님을 찾아가 복을 빕니다. 그러나 아무리 빌어도 복은 오지 않습니다. 움켜 쥐려는 바로 그 마음을 버리는 것만이 복의 문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남을 도울수 있는 '부처'가 되자
여러분도 듣지 않았습니까? 경산초교의 밥 굶는 아동들을 위해 무려 8천600명이 나서서 1천800여만원을 모았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저는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발사 아저씨, 미용사 아줌마,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들, 가난한 직장인들… 어떤 식당 아줌마는 여러분들이 방학 때 더 힘들까 봐 돼지 저금통에 돈을 모으고 있다지 않습디까?
어떻습니까? 저는 이 분들이 바로 부처라고 믿습니다. 복은 이렇게 할 때 옵니다. 여러분들도 커서 이런 사람이 되십시요. 그런 일을 하겠다고 다짐하십시요. 그러면 지금 남의 도움 받는 일이 오히려 즐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부자가 되고 높은 사람이 되겠다고 욕심 부린다면 여러분 영혼은 갈수록 작아져 밤톨만해질 것이라고 어느 인디언 현자는 말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도시락 받기도 힘들어질 것입니다.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돈도 많고 지위도 높다고 스스로 뻐기고 있습니다. 더 많이 쥐고 더 많이 휘두르겠다고 남을 음해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불쌍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를 '또라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또라이'가 되겠습니까? 아니라면, 지금 당장 "나도 커서 남을 돕겠다"고 결심하십시요. 그리고는 도움을 요청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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