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구經濟 침몰, 어쩔 것인가

대구지역 기업 매출액 비중이 전국의 0.67%에 불과하다는 최근 조사는 지역경제 황폐화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대변해주고 있다. 이는 경제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이미 보편화됐다고 하지만 지방경제가 이렇게까지 홀대받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 준 것으로 지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국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지역과 연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은 20개사에 불과하고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할 때는 16개사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함된 기업 숫자도 형편없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더욱 기가 찬다.

100위 안에 드는 기업이 지역에서는 전무하다는 사실은 지역경제가 더욱 중소기업화 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으로는 0.67%, 당기순이익으로는 0.44%에 불과하다니 전국 인구의 5.3%가 몰려있는 광역대도시 대구의 경제현황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수치다. 비록 1000대 기업에 국한된 자료지만 대구 기업의 매출액이 전국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흥분에 앞서 지역경제의 앞날을 재점검하는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먼저, 100대 기업이 없다는 것은 지역경제 리딩그룹 부재(不在)를 뜻한다. 섬유와 자동차 산업을 지역경제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는 발상은 외환위기를 맞아 완전 분해됐으며 그 와중에 대구경제는 구심점을 잃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지역을 대표할 산업을 육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또 초라한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규모는 지역기업의 영세성을 의미하지 않는가. 대표산업이 없다보니 산업연관효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정보, 혁신,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뒤떨어져 '기업 마인드'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제 분권화(decentralization)시대다. 지방정부는 대구경제의 현실을 직시하고 중앙정부에 목소리를 높일 것은 높이되 지역 스스로 경쟁력을 갖춘 활성화 방안을 다면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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