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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 가득채운 사색적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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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오병욱씨 개인전 20일까지 공산갤러리

작가 오병욱(42)씨는 화단에서 '기인(奇人)'으로 통할만 하다. 그의 생활태도나 작품활동은 보통 화가들에게서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유별나다.

그는 서울대 서양화과와 서울대 대학원(미술이론 전공)을 마치고, 그림만 전념하겠다는 각오로 10년전부터 고향 상주의 폐교에 파묻혔다. "붓을 잡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열심히 그렸고, 그렇지 않을땐 낙동강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보냈죠".

그는 98년 여름 개인전을 준비하다가 낙동강 수해로 폐교 작업실에 있던 수백점의 작품중 단 1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떠내려 보냈다.

오씨는 몇년간의 재도전끝에 3일부터 20일까지 공산갤러리(053-984-0289)에서 4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끝난 갤러리를 둘러보면서 '기인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캔버스에 물감을 붓고 뿌리던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이 떠올랐다. 그의 작품도 붓에 아크릴 물감을 묻혀 촘촘하게 뿌려 만들었다. 1천200호 크기의 캔버스에 바탕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감을 두껍게 뿌린 노력이 놀랍다. 그는 "하루에 수천번씩 뿌리고, 물감이 마르길 기다렸다 또 뿌렸다"고 설명했다.

잭슨 폴록은 '역동성'을 추구했지만, 그는 '명상(暝想)'쪽을 택했다. '내맘속 바다' '생각의 바다' 등 제목에서 보듯,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로 가득하다. 푸른색과 은색을 주조로 한 탓인지, 감상자를 화폭안으로 끌어들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난해하거나 부담스럽지도 않다.

그의 전시회 소감도 남달랐다. "이번 전시회로 밀린 물감값이나 좀 갚았으면…"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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