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과나무 냉해로 개화율 저조

의성 등 주산지 사과나무의 개화율(꽃피는 비율)이 동해(凍害) 등으로 극히 저조, 생산량이 30%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의성 점곡면에서 3만평의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용복(60.서변리)씨는 "올해 개화율은 작년의 50% 밖에 안된다"며, "꽃이 피어도 수정 되기 전에 떨어져 올해는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인근 마을 박도경(55.사촌리, 1만평)씨는 "개화율이 60% 이하로 떨어졌다"고 했다. 청송과 인접한 춘산지역도 마찬가지여서, 농업경영인 의성연합회 최태림(46, 6천평) 회장은 "춘산 지역 개화율은 예년보다 40% 정도 감소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의성군 농업기술센터 권기섭 과수담당은 "올해 개화에 영향을 미치는 작년 6, 7월의 '화분화 시기'에 일조량이 부족했고, 7, 8월엔 집중호우로 질소 과다흡수가 발생했으며, 지난 겨울 동해, 지난 3월 말 꽃샘추위까지 겹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의성지역 기온은 3월29일 영하 4.9℃, 30일 영하 7.1℃, 31일 영하 5.1℃, 4월1일 영하 7.1℃, 2일 영하 4.1℃였다.

이때문에 권 담당은 "결실률을 높여 피해를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 인공수정 및 수정벌 대량 방사 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김시회(42.점곡면 송내리)씨는 "지난 겨울 동해로 벌조차 생육이 부진하고, 요즘도 일교차가 심해 벌의 활동조차 극히 부진하다"고 했다. 또 박도흠(62, 1만5천평)씨는 "안동.임하댐으로 인한 잦은 안개와 봄가뭄 등도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개화율이 떨어지자 구자덕(56.점곡면 구암리, 3천400평)씨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해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 농작물 재해보상팀 이명훈 과장은 "동해 발생 이전에 가입한 농민에만 보상이 된다"고 밝혀, 대부분 3월15일 이후 가입한 의성지역 농민들은 재해보상조차 제대로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의성에선 5천여 농가에서 전국 사과의 11%를 생산하고 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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