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이 늦게 트이는 아이들이 있다. 또래 아이들은 3, 4개 단어로 된 완전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데, 아직도 "안녕" "엄마" "없다"처럼 한 단어로만 의사표시를 하고, 사용 단어수도 몇개 되지 않는 경우다. 이럴 때 엄마들은 그냥 말이 늦 트이는 것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수가 많다.
언어 발달은 개인차가 매우 커서 어디까지가 정상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가 알아듣기는 잘하고 친구와도 잘 어울리면 언어 표현력이 약간 떨어져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말이 아주 늦으면 자신의 뜻을 잘 표현하지 못해 짜증을 잘 부리게 되고, 친구와 잘 사귀지 못해 소극적인 성격이 되기 쉽다.
어릴 때 말이 늦어도 나중에 아무런 문제없이 학교에 잘 다닐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어릴 때 언어 발달에 문제가 있었던 아동의 40% 이상이 학습장애를 보였으며, 정서적인 문제도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구사할 수 있는 단어수가 엄청나게 늘어 난다. 2살이 되면 "엄마, 물"처럼 2개 단어를 연결하여 짧은 문장을 말하고 만 3살이 되면 자신의 이름을 말할 수 있다. 3, 4살이 되었는데도 발음이 부정확하여 가족 외의 사람들은 아이의 말을 잘 알아 듣지 못하고 세단어로 된 문장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 4, 5세에 "이게 뭐야?" "어디 갔어?" 등의 간단한 의문문을 이해하지 못하면 언어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가정에서 2개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면 두뇌와 언어 발달이 촉진된다고 해서 우리 말과 영어를 같이 가르치는 부모가 종종 있다. 그러나 2살까지는 하나의 사물에는 하나의 언어로만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우유'를 '우유'나 'milk'로 혼용해 표현하지 않으며, "milk 줘"식으로 한 문장에 2개 언어를 섞어 표현한다. 2살이 지나면 점차 언어 표현이 자연스러워지므로 3살 이후에도 말이 늦으면 언어발달장애를 의심해야지, 2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만일 아이가 인지나 언어 발달이 떨어진다면, 2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언어 발달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남자는 원래 말이 늦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여자 아이가 언어발달이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남녀차이는 길어야 몇개월 정도 차이가 날 뿐이다.
언어 발달이 늦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정상적인 경우가 가장 많다. 지능 발달 등 다른 분야의 발달이 정상이며, 언어의 이해도 정상적이지만 단지 표현성 언어의 발달만 늦어져 있는 경우, 표정이나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인 표현이 풍부하다. 대개 4살쯤부터 언어발달이 이뤄져 정상이 된다.
그러나 난청 정신지체 발달장애 자폐증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난청이 있으면 발성량이 적고 억양이 단조로우며 의사 표현을 손으로 하게 된다. 말을 전혀 못하거나 무의미한 말의 되풀임이나 앵무새처럼 따라하기 등 묘한 언어 패턴이 있으면 자폐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연령에 따른 언어 발달단계
연 령 언 어 발 달
1~3개월'아' '우' 등 모음 소리를 낸다
7~9개월'마마마' '바바바'같은 다음절 소리를 낸다, 분명치 않은 '엄마'소리를 낸다
10~12개월'안된다'는 말을 알아 듣는다, '엄마' '아빠' 등의 의미있는 단어가 생긴다
15개월3~5개의 단어를 말한다
18개월10개 정도의 단어를 말한다
24개월2개의 단어를 연결하여 짧은 문장을 말한다
36개월자신의 성별 이름을 말한다, 3, 4개 단어로 된 문장을 구사한다
48개월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이야기한다. 밖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 와서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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