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면내 노인 초청 경로잔치어버이날이던 지난 8일 합천 적중면의 800여명 노인들이 잔칫상을 받았다. 면내 부수리가 고향인 진재성(56) 인성(47.기업인)씨 형제가 1984년부터 17년째 마련해 오고 있는 경로잔치.
진씨 형제는 16개 경로당을 돌며 큰절을 올린 뒤 잔치 자리를 폈다. 재성씨는 며칠 앞서 내려와 큰 마을에는 100만원, 작은 마을에는 50만원씩 모두 1천100만원의 잔치비용을 전달했다.
진씨 형제가 효행길에 나선 것은 가난에 찌들어 검정고무신에 허리춤을 고무줄로 묶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옛날이 잊혀지지 않기 때문. 자수성가한 뒤 비록 친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으나 고향 어른들이나마 부모 같이 여기고 모시고 싶었다고 했다.
장수 할아버지.할머니를 따로 찾아 금일봉을 전달한 형제는 "작년에 최장수 어른으로 뵈었던 두 분이 세상을 떠나 가슴 아프다"고 했다. 진씨 형제는 각 노인회관에 에어컨.TV.노래방기기 등을 들여 드리기도 했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희귀병 시름 재민이 치료비 걱정에…
대부분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지난 어린이날. 영천 북안초교 6년 김재민(12)군은 할아버지.할머니가 들일 나가 텅 빈 집에 혼자 남아 병마와 씨름하며 하루를 보냈다〈사진〉.
재민이의 병은 근이영양증(筋異營養症). 근육이 점차 무력해진 뒤 심장.폐 기능까지 상실돼 목숨까지 잃는 난치병. 작년부터는 하반신이 마비돼 걸을 수 없게 됐다. 일주일에 두차례 선생님이 찾아와 재택수업을 받고 있다.
재민이에겐 엄마.아빠가 그리운 마음의 병도 심상찮다. 울산에서 직장 다니던 아버지(38)는 8년 전 실직 후 집을 나가 지금까지 생사조차 알 수 없다. 어머니도 떠났다. 올해 초 잠깐 들렀으나 중3 형만 데리고 또다시 어디론가 가 버렸다.
남은 식구는 72세된 할아버지와 할머니. 노인들이 북안면 자포리 1천600평 논을 빌려 힘겹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치료는 언감생심. 보다 못해 면사무소와 학교가 나서서 성금(335만여원)을 모으고 도교육청도 500만원을 보탰다. 병 이름이나마 알게 된 것도 이 돈으로 지난 3월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후.이 병원 문한구 소아과장은 "병이 상당히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이 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재민이도 하루라도 빨리 그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할머니는 더 가슴이 탄다. "치료비도 없을 뿐더러 누가 서울까지 가 아이를 돌봐 주겠느냐? 용변조차 제대로 못보니 좌변기.목욕시설이라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북안초교 권수경 양호교사는 "마비가 상반신에까지 나타나기 시작해 10여차례 수술에는 2억원이나 든다"고 했다. 054)330-6610(면사무소), 농협 723028-51-021101(김재민).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보화상'상금 이웃돕기 성금으로
올해 보화상 수상자로 쌀 20가마 값 300만원을 부상으로 받은 김기랑(70.봉화) 할머니가 그 중 230만원을 내놨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자신이 사는 물야면의 24개 마을 경로행사 비용으로 각 5만원씩, 2개 경로당에 40만원, 불우이웃 및 소년소녀 가장 22가구에 70만원 등을 기증한 것.
할머니는 "남들처럼 웃어른을 봉양했을 뿐인데 상을 받으니 부끄럽다"며, 부상이나마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봉화.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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