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의 임하댐 도수로 통수는 10년 대역사(大役事)의 마무리를 의미한다. 그동안 도수로 통과 지역들에서는 지하수가 마르는 등의 문제 때문에 고통 받기도 했고, 앞으로도 몇가지 넘어야 할 과제 또한 있다.
◇금호강 수질 개선 기대 = 강물의 오염도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물이 얼마나 흐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오염물질이 배출돼 들어 가도 바탕되는 물이 많으면 그 비중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 오염물질을 총량으로 계산하지 않고 오염도로만 따지는 현재 방식에서는 불가피한 결과이다.
대구시가 임하댐 물 끌어 오기에 그토록 애를 쓴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겨울철 등 비가 적을 시기의 금호강 본래 유수량은 청천지점이 하루 30만4천t, 경산 남천하수처리장 처리수가 합쳐지고 난 뒤인 무태교 지점이 37만2천t, 신천처리장 50여만t과 달서천 처리장 등의 처리수까지 합쳐진 강창교 지점은 125만7천t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현재 오염도는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가 최고 7ppm으로, 2등급수 기준(3ppm)의 2배를 넘고 있다. 여기에 하루 26만여t의 맑은 임하댐 물이 덧보태지면, 무태교 지점 경우 오염도가 현재의 3분의 1까지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수량을 늘리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못되고, 결국은 배출하는 오염물질 총량을 줄여야 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임하댐 물 적어 걱정 = 현재 임하댐의 담수율은 30%. 올 봄에 비가 적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댐으로 흘러드는 물은 하루 평균 10만여t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흘려 보내는 양은 86만4천t이나 되고 있다. 129만6천t을 방류하다 담수량이 줄어들자 줄인 것이다. 비가 한참 더 안 올 경우 공급할 물이 모자라 문제가 생길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 이런 가운데 또 영천댐으로 하루 26만여t을 보낸다면 사정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에대해 임하댐 관리단 배경운(31) 대리는 일단 "여러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예견해 봐도 다음달 20일부터 홍수기만 시작되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전부터 임하댐 물을 쓰고 있던 지역에서는 혹시 제때 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또다른 문제들 = 이런 가운데 금호강에서 생활용수를 퍼 올려 쓰려는 영천.경산의 입장에도 복잡한 것이 있다. 자신들의 먹을 물 확보와 금호강 수질 개선용 물 확보 사이에서 대구시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포항.경주는 임하댐에 탁수대가 형성돼 물을 받아도 공업용수에 부적합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이미 제기돼 있다(본지 1999년 4월30일자 등 보도). 임하댐은 준공 이후 호수변 퇴적암지대 세일층에서 대량의 점토질이 용출돼 탁도가 무려 110(안동호는 5∼10)을 넘어서는 탁수대가 5∼6개월이나 지속되고 있다.
이때문에 안동대 생물학과 이희무 교수는 "당초 탁수대 발생을 예측하지 못하고 도수로 취수구 위치를 잡아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포항제철 측도 흙탕물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었다.
또 안동.영양.청송 지역민들은 하류지역 물 공급을 위해 오염총량제가 적용되는데 따른 상대적 피해감을 갖고 있다. 때문에 하수처리장 건설 비용, 오염총량제 도입으로 인한 개발제한 피해 등을 임하댐 물을 먹는 하류 지방정부들이 내 놓으라고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임하댐 방류량이 줄면 낙동강 하류지역에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돈을 주고 청도 운문댐물을 공급받고 있는 영천은 상수원 자체를 영천댐으로 바꿔 달라고 건교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천댐 물을 끌어가는 포항에는 물값을 달라고 요구 중이다. 또 하수처리장 건설 비용 등도 포항에 요청할 계획이다.
◇도수로 주변지역 피해는? = 도수로 공사가 시작되면서 관로가 지나는 안동.청송.영천.포항 등지의 44개 마을 주민들이 각종 피해를 호소하는 집단민원이 발생했었다. 그때문에 1997년으로 잡혔던 공사 준공기도 늦춰졌다. 주된 문제점은 터널로 만들어진 도수로 공사가 시작된 뒤 인접지역에서 지하수 고갈현상이 나타났다는 것.
그 후 수자원공사 측은 44개 마을 700여 가구에 암반관정 130개를 파 주고 농업용수 공급 관로 45km도 만들었으며, 도로포장 등 주민 편의 사업도 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봄가뭄이 장기화되자 해당지역 주민들은 지하수가 고갈돼 뚫어놓은 암반관정이 제구실을 못함으로써 생활용수 부족 문제가 여전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안동 길안면 송사리 권오중(54)씨는 "가뭄이 계속될 경우 농작물 고사 등 피해가 불보듯 하다"며 수자원공사 측의 항구적 피해 대책을 요구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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