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치에 길들여진 김정남

미국의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14일자 최신호에서 북한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일본에 밀입국하려다 체포된 사실을 "아들도 역시 놀라게 한다"(The Son Also Surprises)는 제목의 기사로 크게 보도했다.

다음은 뉴스위크를 통해 알려진 새로운 사실들.

온갖 사치에 길들여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 김정남은 버릇없는 응석받이로 자라 때로 성깔을 부리기도 한 것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82년 한국에 귀순한 그의 사촌 이한영의 수기에는 김정남의 일면을 말해주는 일화가 소개돼 있다.

70년대 중반 이 소년은 치통으로 고생하면서도 의사의 진료를 거부했다. 김정일이 아들을 구슬리려고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아버지 자동차만큼 큰 차를 달라"고 요구했으며 의사가 충치를 뽑은 뒤 소년은 아버지로부터 짙은 청색 캐딜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잠자기 전 어린 김정남에게 책을 읽어주던 이한영의 기억에 따르면 김정일 일가의 장서중 75%는 남한의 책이며 김정남이 가장 좋아한 책은 "빨강머리 앤"이었다.그는 남한의 특정 코미디언을 좋아했으며 이 배우의 실제 연기를 보고 싶다고 요구해 관리들이 전국을 뒤져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구해다 훈련을 시켰지만 당시 8살이던 김정남은 이 어설픈 배우의 연기를 보고는 "가짜"라고 화를 내며 방을 뛰쳐나가기도 했다.

몇년 후 김정일은 이 맏아들을 모스크바에 유학보냈으나 "화장실이 더럽다"고 불평하며 두 달만에 돌아왔다.

김정일은 다시 그를 제네바의 인터내셔널 스쿨에서 2년동안 머무르게 했다.

이 동안 김정일은 정남의 생모로 알려진 여배우 성혜림과 헤어졌으며 성혜림은 모스크바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김정남은 귀국해 김일성 대학을 다녔으나 그후 10년동안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북한 전문가들은 1997년부터 김정일이 장남을 정치적 후계자로 키우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

중국에 망명한 북한 정보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은 북한 인민군 소속 비밀경찰의 고위직을 맡고 있다.

군대의 규율을 유지하고 탈출자들을 징계하는 역할을 맡은 이 기구를 통해 김정남은 최고지도부와 실질적으로 접촉하게 된다.

2년 전부터 북한의 컴퓨터 전문가 양성 책임자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의 존재가 최근 부각된 것은 지난 4월15일. 김일성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에 모인 재일 조총련 관계자들은 놀랍게도 노동당 관계자들로부터 김정남의 "뛰어난 자질"에 관한 강연을 들어야 했다.

이 광경을 목격했던 이영화교수(간사이 대학)는 "참가자들은 이를 후계자 지명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정보소식통들은 빠르면 김정일의 60회 생일인 내년 2월 김정일이 김정남을 후계자로 지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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