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17일 남북한 동시방문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성사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중인 제54차 세계보건기구(WHO)총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한뒤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중재역을 자임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장래의 적절한 시기에 남북한을 방문할 의향(do intend)이 있다"고 강한 의지를 표시했으나 구체적인 일자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난 사무총장은 연초 북한방문 계획을 비공식 타진한바 있으나 부시미행정부출범과 미국의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 착수 등 주변의 여건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 방북추진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아난 사무총장의 이날 언급은 표현 자체에 상당한 적극성이 내포돼있을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적지않은 시사성을 던져주고 있다는게 현지 외교가의 분석이다.
지난해 가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의 방북에 이어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사무총장의 남북한 방문이 타진됐던 것과 상황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즉,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지난 2~4일 유럽연합(EU) 의장국 대표자격으로 남북한을 동시방문한 이후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 대화재개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는것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인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난 사무총장이 한반도의 화해 노력을 지지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입장을 재천명했다는 점이다이같은 언급은 대북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작업에 착수한 미행정부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김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배려의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아난 사무총장이 지난주 백악관에서 부시대통령과 국제에이즈기금 창설문제를 협의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행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방향을 감지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난 사무총장의 남북한 방문문제는 시기적으로 올해로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한지 10주년을 맞이한다는 상징성과 맞물려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결과와 이에 따른 북미대화 진전,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등 남북한과 주변의 정세가 시기선택에 주요 변수가될 것으로 보인다. (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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