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 살리기는 소비자 몫

"농촌 문제를 단순히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나라 전체 문제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런 부분에서 도시 여성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지난 85년 도시 농협의 농협주부대학 출신들로 구성된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모임' 대구시지회(회장 김애자.52)에는 왕성한 활동력을 갖춘 주부회원만 5천명에 이른다.

고향 생각 주부모임이 가장 신경을 쓰는 사업은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 운동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회원들이 돌아가며 농협 주요 점포 주변에서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며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과 판촉사업을 벌인다. 연간 1억원 이상의 농산물이 금요 직거래 장터를 통해 시민들에게 팔려나간다. 여기에서 나온 수익금은 연말에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에 쓰인다.

여성 회원들은 또 도시 어린이의 농촌체험이나 농촌 어린이의 도시방문 행사를 통한 농.도 교류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시의 소외 어린이들에게 겨울 캠프를 만들어 농촌을 경험하게 한 뒤 날뫼북춤, 공산농요, 아미농악, 선비춤 등 지역 전통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여기에다 여성 회원들은 농번기에 자체 차량으로 농촌을 방문, 일손돕기에 나서 연간 50일 정도를 농촌에서 일손돕기를 한다는 게 모임 관계자들의 설명.

고향 생각 주부모임은 대구시내 노숙자 무료급식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300여명에게 급식을 하는 것을 비롯해 시내에서 5개 이상의 정기 급식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는 월드컵, 유니버시아드 등 대구에서 열릴 각종 국제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환경지킴이 자원봉사자로 나서기로 했다. 오는 21일 고향 생각 주부모임 회원 2천300여명은 대구종합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자원봉사 발대식, 전통문화 발표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김애자 회장은 "15년 이상 모임을 계속하면서도 일절 지원금 없이 자체 수익사업으로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데 회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농산물 소비촉진, 사회복지사업 등과 함께 고유 전통문화 계승사업에도 관심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계완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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