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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TV에서 요즈음 한국인들의 '성형 중독증'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많은 이들이 취업이나 결혼을 위해 성형하고 몸매를 가다듬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아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옛 말이 무색할 지경이라고 느꼈다. 미모가 최대의 지상과제가 되어가고 있는 세상이다.

하기야 클레오파트라도 썩은 우유로 피부의 잡티를 없애는 화학박피술을 했다고 하니 오죽하겠는가. "과거 있는 여자는 용서해도 못생긴 여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물질적 풍요가 확대되고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요즈음 현실에서 어느 누군들 아름다움을 쫓지 않겠는가?

필자가 뉴욕에서 수학할 때 참으로 다양한 미의 관점을 접할 수 있었다. 가령 대다수 토종(?) 미국인들은 하얗고 가지런한 할리우드 스마일을 원한 반면 유럽인들은 자연스러움을 매우 강조한다는 것을 느꼈다. 미의 기준이 나라, 인종, 개인마다 이처럼 다를진대 요즈음 거리를 걷다보면 너무도 비슷한 얼굴 모양과 복장을 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부잣집 맏며느리 같은 얼굴을 복있게 잘 생겼다고 하던 때는 어디로 가고, 턱뼈를 깎아 뾰족한 얼굴을 만드느라 한창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름다움을 보는 눈도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얼마전 서구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한다는, 치아에 접착시킬 수 있는 보석장식물 광고를 접하고 몇 해 전의 일이 생각났다. 지금은 유명한 가수가 된 한 댄스 그룹의 멤버가 필자에게서 치료를 받은 후 앞니에 흰 금속으로 테두리를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필자의 상식으로는 멀쩡한 치아를 깎아내고 금속띠를 두른다는 것이 용납이 되지 않아 잘 타일러 보냈는데, 가끔 TV에 비치는 그의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젊은이들의 외모는 점점 더 예뻐지고 있는데 반해 생각과 마음은 아름다움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편견일까!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가고 있다.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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