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행사 자원봉사자 뽑고나면 그만

대구시가 각종 국제대회에 대비, 2천여명의 자원봉사자를 확보해놓고도 이들에 대한 교육 및 관리를 소홀히 해 대회운영 차질은 물론 자원봉사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3월 각종 국제 행사에 대비하기 위해 행정, 경기운영, 통역 등 15개 분야에 걸쳐 2천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으기만 했을뿐 단 한차례도 현장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하는가 하면 모집분야와 다른 분야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하는 등 운영상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처음 투입된 지난 20일 대구종합경기장 개장식의 경우 지원부문과 다른 부문에 배치되거나 행사 당일에야 봉사 통보를 받은 경우가 많아 행사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여대생 이모(21)씨의 경우 "경기장 개장일 아침에야 대구시로부터 자원봉사를 해달라는 통보를 받는 바람에 개인적인 일과 겹쳐 개장식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9일 개장식 준비행사에 자원봉사활동을 한 대학생 이모(25)씨는 "경기장 운영요원으로 지원했지만 행사전날 한 자원봉사라곤 하루종일 봉투안에 유인물을 넣는 일이 전부였다"며 "자원봉사할 의욕을 잃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 자원봉사자는 "지금까지 받은 교육은 3시간짜리 소양교육이 전부로 기초상식과 임무, 기본 소양 등에 그쳤다"며 "한 차례도 현장 교육을 받지 않아 당일 관람객들이 경기장내 위치 등을 물어오더라도 답할 수 조차 없어 너무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구시는 대구월드컵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원봉사자들의 질문이 쇄도하는데도 지난달 자원봉사단 발대식 이후 홈페이지의 '질문.응답' 코너마저 폐쇄, 불만을 사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은 벌써부터 자원봉사자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며 "대구시는 자원봉사자를 '공짜인력'이라고 보고 모으는 데만 치중, 사후관리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천여명이나 되는 자원봉사자들을 관리하려면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돼 차질이 생겼던 것 같다"며 "이번 개장식 행사의 미비점을 교훈삼아 앞으로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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