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가혁신위가 23일 전체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날 이회창 총재는 혁신위를 두고 당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체성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혁신위 출범 배경과 목표 등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 정권은 정권재창출에만 매달릴 뿐, 국가혁신에는 관심이 없다"며 "이제 우리가 나서서 국민에게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자"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우리가 추구하는 보수는 개방적이고 개혁적이며 공정하고 따뜻한 보수"라며 "대한민국의 기본이념과 가치를 지킨다는 점에서 곧건한 보수의 기조를 견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러면서 "국민우선의 원칙을 기조로 실용적·개혁적 마인드를 갖춘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얼마나 받느냐가 혁신위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득 부위원장도 "현 정권은 마치 준비된 정권인양 속임수를 써왔다"며 "혁신위를 통해 구체적이고 납득할 만한 국가비전을 제시하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92~98년까지 결성했던 각종 자문그룹 참여자 중 집권후 요직에 발탁된 인사 명단을 전격 공개하며 '혁신위 자문위원 사정설'에 맞불을 놓았다. 권철현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과거 야당시절부터 여러 개의 자문학자 그룹을 만들어 집권후 활용해 왔다"며 "이미 드러난 것만 해도 '아태재단' '새시대포럼' '중경회' '지정회' 등 부지기수고 국립대 교수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가혁신위는 대통령병에 걸린 이 총재의 대권욕을 채우기 위해 당조직 위에 군림하는 대선 사조직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전용학 대변인은 "혁신위를 두고 야당 안팎에서 '옥상옥' '당내당'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고 일부 부총재 조차 '혁신위 때문에 당과 국회가 제대로 할 일을 못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식 부대변인도 "집안잔치가 되고만 혁신위 구성의 실패는 대다수 양식있는 교수들이 대권만을 의식한 속좁은 정치에 식상, 참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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