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전자화폐 사업 개황

(주)TINC(대구종합정보센터)와 대구은행, 금융결제원이 대구지역 전자화폐 도입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가칭)디지털 대구카드' 사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내년 3월까지 투자될 900억원의 민자유치 규모. 불과 10여개월동안 대구 지역에 거의 1천억원 가까운 자금이 풀릴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 녹 (주)TINC 대표는 이와 관련, "실질금리 0% 시대가 도래한데다 확실한 수익모델이 제시된 디지털 대구카드 사업에 뛰어들려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적지않다"며 "투자자들과의 협상이 이미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내달 초 디지털 대구카드를 추진할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지역 전자화폐 사업에 대해 사업자와 투자자들이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무얼까? 먼저 추진전략의 차이다. 전자화폐 사업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부산, 춘천, 원주, 서울 강남구 등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으로 전자화폐 사업을 벌이고 있는 반면 대구는 지역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시행할 계획이다.

디지털 대구카드는 내년 3월까지 카드회원 100만명, 가맹점 10만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화폐로 쓰일 IC카드는 대구은행이 무료로 나눠주고, 가맹점의 카드리더기(신용카드 겸용 단말기)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기 때문에 이같은 목표는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 정보시스템과 인프라 구축비용만 680억원에 달한다. 디지털 대구카드는 또 다른 지역의 전자화폐 시범사업 실패 이유가 사용 불편때문이었던 점을 감안, 시행초기부터 생활권내에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디지털 대구카드의 도입으로 소액결제에 따른 거스름돈 수수 등 일상생활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보여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버스 지하철 택시 주차장 통행료 지불은 물론 민원서류 발급 수수료를 비롯한 각종 공공요금, 인터넷 전자상거래, 의식주 관련 소매점, 극장.공원 입장료 결제가 가능하다. 심지어 자판기 커피를 먹을 때도 디지털 대구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2003년부터는 전자화폐에 신용카드 기능까지 부가하고, 항공.철도 이용까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디지털 대구카드의 수익모델은 가맹점 사용수수료와 충전수수료, VAN(부가가치 통신망)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가 고객 사용금액의 0.57%(평균)에 불과한데다 전반적인 카드수수료가 신용카드 보다 훨씬 싸 가맹점이나 시민 모두 거부 반응이 적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록 건당 수수료는 적지만 250만 대구시민 모두가 사용하면 전체 수입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자화폐 사업을 위해 구축한 인프라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이에 따른 수입도 만만치 않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은 드는 단점이 있으나 일단 인프라만 구축되면 대구와 대구시민이 존재하는 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셈이다. 바로 이러한 장점 때문에 국내외 투자자들이 '디지털 대구카드' 사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또 전자화폐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경우를 감안, 디지털 대구카드 사업을 한국은행,금융결제원과 18개 시중은행, 7개 카드사가 공동참여한 'K-캐시'를 기반으로 추진한 것도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용운 (주)TINC 이사는 "디지털 대구카드 사업추진으로 당장 올 하반기부터 인프라 구축요원으로 수백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디지털 대구카드 사업을 계기로 지역 IT.벤처 업계를 선도할 대형 리딩벤처가 탄생해 각종 경영노하우 등을 지역벤처에 전수하면 지역 정보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전자화폐란?

전자화폐(Electronic Cash)는 IC(Integrated Circuit)칩이 내장된 카드에 자신의 은행 계좌에 있는 화폐의 가치를 전자기호 형태로 저장했다가 실제 상거래때 주화나 지폐 대신 지불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등장한 전자상거래는 기존 화폐 또는 지급결제 수단의 불편을 개선하는 새로운 전자방식의 지급수단을 요구했고 이러한 수요에 부응해 등장한 것이 전자화폐다. 전자화폐는 현재 1회 충전 한도액이 20만원이지만 오는 7월1일부터 50만원으로 확대되고, 장기적으로 100만원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전자화폐를 신용카드와 비교하면 이해가 보다 쉽다. 신용카드는 미성년자나 신용불량자는 이용할 수 없다. 반면 전자화폐는 '현금 그 자체'이므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또 신용카드는 신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거래 때마다 신용확인을 거쳐야하고 이에 따른 통신비, 연체 등 추가 위험부담이 있다. 그러나 전자화폐는 결제만 하면 '구매자의 은행계좌'에서 '판매자의 은행계좌'로 현금이 입금된다. 따라서 연체나 부도 위험이 전혀 없다.

게다가 전자화폐는 휴대가능성 뿐아니라 익명성과 보안성까지 확보되기 때문에 신용카드 번호 등 중요 정보가 인터넷 등 공중통신망을 통해 유통되는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또 가맹점 수수료율이 신용카드(4~5%) 보다 50% 이상 싼데다 교통비, 공원.극장 등의 입장료, 자판기 커피값 등 소액결제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의 경우 우리나라는 2만5천원 이상, 일본은 3천엔 이상 결제해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안문제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신용카드 이용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전자상거래가 확대될수록 전자화폐 네트워크의 부가가치가 급신장할 것으로 보여 전자화폐가 단시일내에 미래형 지불수단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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