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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교 평준화는 학력도 높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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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평준화가 고교생의 학업 성취도를 하향 평준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향상시켰다는 연구 결과는 그간 이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를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체의 2.28%에 해당하는 상위권의 경우는 비평준화 지역보다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향상 폭도 작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입시 성적에 의한 고교 서열화를 부를 것이 아니라,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와 고교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해온 평준화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지 않은가. 가톨릭대 성기선 교수와 중앙대 강태중 교수의 연구서 '평준화 정책과 지적 수월성(秀越性) 교육의 관계에 관한 실증적 검토'에 따르면 평준화 지역 고교생의 모의고사 평균 성적이 비평준화 지역 고교생보다 12.56~15.35점이 높았으며, 1학년 성적과 대비한 3학년 성적의 상승 폭도 평균 3점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나라의 교육 정책은 근본적으로 국민의 교육 수준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소수 엘리트를 기르기 위해서는 별도의 정책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빈부와 도농의 차이를 극복하면서 전국적으로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정책의 우선 목표를 두어야 한다.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교육의 정상화다. 무너진 공교육 체계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의 내용과 질을 높여야 한다. 평준화 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되 특수목적고를 제대로 육성하고, 자립형 사립고도 단계적으로 키워 나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학교·학생들 간의 경쟁 체제를 마련하면서 사학의 자율성을 높여 나가는 일도 간과해선 안된다.

21세기는 과학·기술·정보화의 시대이자 무한경쟁의 시대다. 우리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유능한 인적 자원을 많이 확보해야 하겠지만, 동시에 국민 전체의 교육 수준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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