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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합천댐 바닥드러내 수몰 실향민들 발길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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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덕분에 옛 고향을 다시보게 되다니…".봄 가뭄으로 합천댐 수위가 낮아진 뒤 수몰된 옛 고향 마을을 다시 보려는 실향민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댐 상류인 대병.봉산면 일부, 봉산대교 위쪽 상현.가천리, 거창군 남하면 전 지역 등이 옛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 이 마을들은 1988년 댐 건설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으나 올들어 심한 가뭄이 닥치자 지난 3월 쯤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실향민들은 가족과 함께 몰려 와 옛 생활 터전을 가리키며 자녀들에게 설명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회한과 기쁨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년만에 옛 고향을 찾았다는 대구의 정수동씨는 "학교 터, 집 터, 교량은 물론이고, 논밭이며 강변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마치 옛날로 되돌아온 듯한 환상에 젖는다"고 어쩔 줄 몰라했다. 또 "수몰 전 이웃이었던 고향 사람들까지 만나게 되니 더없이 기쁘다"고 했다. 한 할머니는 "옛날 저 들에는 삼(대마)을 많이 심어 시집와서부터 아낙네들이 감나무 아래 모여 길쌈을 했었다"고 아련한 옛날을 더듬었다.

아슬아슬하게 수몰을 모면한 거창군 남하면 대야리 용동마을을 지키고 있는 추원식(44)씨는 "지난 일요일에는 고향을 떠났던 친구 8명이 찾아 와 하루종일 놀다 갔다"며, "수몰 고향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꼭 옛 이웃까지 찾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고 했다.

실향민들은 고향을 잊지 않겠노라고 떠날 때 세웠던 '망향비'를 어루만지면서 거기에 새겨져 있는 자신들의 이름을 찾아 확인하고 열심히 비디오에 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역시 농촌 출신임은 어쩔 수 없는 듯, "가뭄 덕분에 고향 모습은 찾았지만 애태우는 농민들의 모습에 옛날 내 모습이 겹쳐 가슴 아프다"고 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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