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니 정국 혼미 군부 부통령 지지 가능성

인도네시아 정국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탄핵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군부의 동향에 관심이 쏠리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와히드의 제의=와히드 대통령은 25일 메가와티 부통령에게 연립정부 구성과 일부 권한 이양 등을 제의했으나 거부당했다. 대통령궁 소식통들은 와히드 대통령이 25일 밤까지 메가와티 부통령의 공식 입장을 기다렸다가 아무런 응답이 없을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라고 전했으나 와히드는 이를 부인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치.사회.안보 조정장관은 회의가 끝난 이날 오후 "이번 타협안이 거부된다면 사회, 정치, 안보 분야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 스캔들 연루 의혹으로 권력 박탈 위기를 맞고 있는 와히드에 대한 탄핵 결정은 이르면 오는 7월 말 이뤄질 전망이다.

◇메가와티의 대응=메가와티 부통령은 와히드의 권력분점 제의가 실질적인 권력이양이 아닌 형식적인 선언에 그치고 있다고 판단, 자신이 이끄는 최대 정당 민주투쟁당(PDIP) 당직자 회의를 통해 공식 거부입장을 밝혔다. 메가와티는 최근 와히드의 비상각료 회의 주제 요청을 거부한데 "대통령이 되려는 개인적 욕망은 없으나 당론이 집권을 원한다면 수용하겠다"고 밝혀 와히드에 대한 국회 탄핵 시도에 합류할 계획임을 피력했다.

그러나 메가와티 역시 탄핵을 통해 집권할 경우 기존의 경제난과 국론분열 위기, 치안불안 등 국가 혼란상황을 우려하고 있어 극적인 정치적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군부의 동향=수하르토 몰락 후 정치적 엄정 중립 입장을 일관되게 보여왔던 군부는 최근 와히드의 국회해산 명령을 거부하고 대통령의 극비 지시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했다. 군내 최정예 부대로 수도권 일대에 2만9천명의 병력을 보유한 전략예비사령부(코스트랏)의 랴미자르드 랴추두 사령관은 지난 20일 충성 서약식을 열고 "군은 국가에 충성해야 한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충성할 경우 엄단할것"이라며 와히드의 국회해산 시도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재천명했다. 따라서 군부는 와히드가 최후의 비상카드인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와히드보다는 메가와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외신종합=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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