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 정풍운동 영향 야도 들썩?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의 정풍운동 파문을 구경하고 있던 한나라당도 태풍권의 영향을 받고 있다.

비주류 중진 및 소장파 의원들이 당내 민주화와 국가보안법 개정과 재벌정책 등에 대한 이회창 총재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보수파인 김용갑 의원은 "이 총재가 최근 보수를 천명하는 등 당의 방향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이를 문제삼는 것은 해당 행위"라며 "국보법 개.폐론은 김정일 체제를 맹신하는 친북 좌파들의 주장에 가깝다"고 맹비난했다. 또 다시 당내 보.혁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부총재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거듭 요구하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그럼에도 이부영 부총재와 안영근 의원 등 개혁파 의원들은 내달 4일 국회에서 모임을 강행, 보안법의 자유투표 실시와 의사결정의 비민주성, 당의 보수화 경향 등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 뒤 지도부에 촉구키로 했다.

이에 앞서 '정치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 한나라당 의원 10여명도 3일 회동, 당내 개혁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개혁파인 김원웅 의원은 "민주당에서 불거진 개혁요구는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낡은 정치, 기성 정치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라며 "진부하고 편협한 당 노선과 지도부의 독선적인 당 운영방식에 대해 개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재도 30일 청주대학교 특강을 통해 "한나라당에서도 독선적인 1인 지배체제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겸허하게 뒤돌아봐야 한다"고 이 총재를 겨냥한 뒤 "개혁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31일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같은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장을 꽉 막아놓은 것은 아니다"고만 밝힐 뿐이다. 아직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보혁갈등에 대해선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상황을 감안할 경우 어느 한 쪽을 택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개혁적 보수" 혹은 "따뜻한 보수"라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데서도 이같은 고민이 엿보인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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