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관광명소 '쪽빛 드라이브코스'
쪽빛 바다, 고운 모래, 갯바위, 곰솔 어우러진 호젓한 바닷길… 동해안 해안도로를 아십니까.
흔히 동해안 도로라면 고속화도로(7번 국도)만 생각하지만, 그것은 바쁜 사람들이나 마구 달릴 길일 뿐이다. 바닷가로 더 나가면 진짜 바다 냄새가 스포츠 음료처럼 몸 속으로 삼투되는 고향 길이 있다. 이걸 아는 사람은 드문 편.
하지만 최근의 고래불대교 개통을 계기로 해안도로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머니는 된장국 끓여/ 밥상 위에 올려 놓고/ 고기 잡는 아버지를/ 밤 새워 기다리신다…"는 분위기가 그립기 때문이다.
◇기수를 북쪽으로=먼저 주의할 점은, 이 해안도로가 경북 전구간에 이어져 있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당수 구간에서는 7번 국도로 들락거려야 연결된다. 제주도 경우 좋은 도로를 두고도 일부러 이런 해안도로를 만들고 있지만, 경북에선 아직 아쉬운 수준.
그러나 해안도로는 포항에서부터 만날 수 있다. 시내, 북부해수욕장, 포항1대학을 지나면 환여동~화진해수욕장 사이의 해안도로가 나온다. 초입에서 만나는 죽천마을 언덕빼기에 올라 서면 먼저 영일만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호미곶도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낸다.
20여분 달리면 칠포해수욕장, 15분 더 달리면 월포해수욕장, 또 10여분 달리면 해안도로는 끝나고 화진에서 7번 국도로 연결된다. 45분 정도 해안 절경을 즐길 수 있는 것. 중간중간 전망 좋은 곳에 들어 선 레스토랑에서 동해를 보는 느낌이 특별하다.
그러나 화진에서 빠져 나온 뒤에는 7번 국도를 20여분 달려야 하고, 그런 다음 강구항에서 다시 해안도로로 들어 설 수 있다.
◇강축로의 추억=강구항에서 고래불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는 강구.축산 사이를 잇는다 해서 '강축로'라 불린다. 달리는 시간은 한시간 정도.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고래불대교도 그 말미에 있다. 국내 모든 해안 길을 통틀어 이 길만큼 바다 정취가 흠뻑 배어 있는 드라이브 코스는 없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난 길.
이 길 중간중간에는 전형적인 해안 마을이 여럿 있다.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묵는다면 더 없는 추억거리가 될 터. 영덕군청이 해안 개발을 억제해 러브호텔 같은 것이 별로 없는 것도 분위기를 더 돋운다.
특히 두드러지는 포인트는 영덕읍 '해맞이 공원'. 바다와 절벽 등이 한데 어우러져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산책길을 따라 갯바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이어 나타나는 축산면 경정리에는 '대게 원조 마을'이라는 표석이 서 있다. 드디어 '고래불대교'. 이것이 대진(영해면).고래불(병곡면) 두 해수욕장을 최근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해안도로의 맛을 더 키웠다.
◇드디어 울진=아쉽지만 고래불대교를 건너기 전에 7번 국도로 빠져 나오는 것이 울진으로 북진하는 데는 유리하다. 다리를 건너도 되나, 그랬다가는 아주 좁은 길로 빠져 나오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영해면 소재지 마을에서 7번 국도로 빠져 후포면 지경검문소 지나 2km 정도 달리면 또다시 오른쪽으로 난 후포항 진입도로가 눈에 들어 온다. 이리로 들어서면 평해 직산까지 약 9km의 해안도로가 나온다. '남호'(南湖)라는 옛 지명답게 남색 바다 깨끗한 백사장이 특별한 이 구간은 1998년 인기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
백사장에서 청갯지렁이를 미끼로 하는 끌낚시 배낚시가 유명한 곳. 민박.여관이 많고, 30여분 거리에 백암온천도 있다.
아쉬운 대로 평해 직산에서는 다시 나와 7번 국도를 3km 정도 달려야 한다. 그러나 '구산해수욕장'이라는 입간판을 보고 다시 빠지면 5km 길이의 바닷길이 기다리고 있다. 자연상태로 특별히 잘 보전돼 있는 구간. 해안 정취가 더 없이 선명하다. 어느 곳에서나 야영이 가능한 것도 장점. 도로 뒤편에서는 2년 뒤 개항할 기성공항 공사가 한창이다.
울진 구간에서는 7번 국도도 거의 해안을 따라 달림으로써 특별히 구분되는 해안도로가 있는 곳은 대체로 3개 구간 정도이다. 앞의 2구간과 원남∼근남 사이 18km 구간이 그것.
원남의 덕신에서 근남 노음으로 이어지는 18km 구간의 절경은 이름 높다. 30분 정도 달릴 수 있는 이 구간에는 촛대바위.거북바위 등이 유명하고, 곳곳에 갯바위나 소규모 해수욕장이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하고 있다. 불영계곡.성류굴.망양정 등과도 가깝다.
영덕.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울진.황이주기자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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