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生殖보건'

우리나라가 강대국으로 진입하기는 좀체로 어려운 것이라는 게 보편적인 판단이 아닌가 싶다. 강대국의 구성요건이라는 국토넓이나 인구 등을 놓고 볼때 거의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반도 면적이라고 해봤자 미국의 한 주(州)와 비슷하고 인구는 현재 대한민국이 4천600만명, 북쪽이 2천200만명 등 7천만명 정도다. 대체로 인구가 1억명은 넘어서야 강대국으로 들어 설 수 있다는 요건충족에 못미친다. 잘사는 나라로 발돋움은 가능해도 국제무대에서 중국, 인도처럼 영향력 행사는 인구가 적기때문에 힘들다는 결론도달이다.

▲600년전의 우리나라 인구는 150만명 정도다. 조선조 태종4년(1404년) 4월에 호구조사한 내용을 보면 경상도 9만8천915명, 전라도 3만9천151명, 충청도 4만4천476명 등 150만명에도 못미쳤다고 한다. 오늘의 잣대로 보면 충청도가 전라도 인구보다 많은 것은 의외의 일이다. 조선 8도 인구는 단종 2년(1454년)부터 1.37%씩 증가해 선조 39년(1606년)에 가서야 가까스로 500만명을 넘어섰다. 200년동안 겨우 350만명이 불어날 정도였다니 과연 '10만 양병(養兵)'이 가능했을는지 의문이 간다. 어쨌거나 19세기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문제는 지구의 최대 고민이다.

▲세계인구의 날(11일)에 본 지구 인구증가 속도는 지난 세기에 비해서 둔화되고 있다고 해도 우려할 수준이다. 매년 우리나라 전체인구 7천만명을 훌쩍 넘어선 7천700만명씩 불어나 50년뒤(2050년)에는 93억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60억명의 50%가 증가하는 셈이다.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에서 출산율이 계속 불어나면 109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맬더스의 인구론을 실감케 한다. 개발도상국은 여성 1명당 4~7명씩 아이를 낳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인구가 세계인구의 85%를 차지할 정도라니 인구과잉으로 인한 식량부족 등이 주목의 대상이다.

▲이제 인구문제는 양적 팽창우려와 함께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생식(生殖)보건' 보호에도 시선을 돌린다고한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에 여성자신들은 물론이고 국제기구에서 노력을 기울이는 새로운 차원의 모성(母性)보호다. 세계적으로 1분마다 여성 1명이 출산후유증으로 목숨을 잃는 불행한 일의 예방노력은 세계적인 숙제가 아닌가.모성보호 소홀은 어쩌면 가정붕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인구증가률 1%미만인 우리나라의 인구대책은 '잘낳고 잘기르는'쪽으로도 눈을 돌려야 할 일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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