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15일 광복절 56주년 경축사는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 흐름의 중요한 좌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축사의 핵심메시지는 개혁과 화합 그리고 경제살리기로 이는 남북관계 경색, 경제활력 저하, 정국 불안 등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혁과 이에 대한 국민적 협조가 절실함을 밝힌 것이다.
김 대통령은 또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시하고, 남북관계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북한 모두에 대해 대화재개 노력을 촉구했다.
개혁의 지속과 국민적 협력
김 대통령은 "우리가 처해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는 길은 과감한 개혁"이라며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개혁을 단행하고 대화와 상호이해를 통해 공동승리를 위한 협력의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도 개혁을 국정운영의 중심 과제로 가져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개혁 추진 방안으로 국민적 협력을 제시, 앞으로 개혁에 대한 국민적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여러가지 길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의 하나로 '경제와 민족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들고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게 영수회담을 제의했다. 이는 그동안 대결 일변도였던 정국운영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역사인식 전환
김 대통령은 "최근 일본내 일부세력에 의해 역사를 왜곡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한.일 관계에 다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일본의 역사왜곡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또 한편으로는 양식있는 많은 일본인들이 역사왜곡과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우리 국민은 확실한 역사인식의 토대위에 양국관계 올바르게 발전되어 나갈 것을 강력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당초 강력한 유감 표명이 나올 것이란 전망과는 달리 상당히 약화된 표현으로 일본의 움직임에 별다른 영향을 못줄 것이라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햇볕정책의 실현
김 대통령은 현재 남북관계가 교착상태라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햇볕정책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햇볕정책을 둘러싼 극단적인 의견대립을 의식, "지금은 남북이 평화공존과 평화교류의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주력해야 하며 비현실적인 냉전적 사고방식과 조급한 통일지상주의는 모두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함수관계에 있음"을 상기시키고 미국과 북한 모두에 대해 "대화재개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정치개혁
김 대통령은 지금의 정국불안을 겨냥, "여야는 국민의 정치불신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고 "여야 정치권은 국회, 정당, 선거 등의 정치개혁 문제에 대해 일대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며 정치개혁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 올 하반기 정국 상황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섣부른 전망을 하게하는 대목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경제활력 회복
김 대통령은 "경제회복 지연으로 국민의 고통과 실망이 큰 데 대해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튼튼한 경제체질을 갖추도록 개혁을 계속 추진하는 것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개혁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재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대통령은 △신 노사문화 창출 △4대 개혁 추진과 내수시장 확대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전통산업과 지식기반산업의 접목,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간 협력과 조화로운 발전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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