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방어가 벌써 4천마리나 죽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죽어나갈지 눈 앞이 캄캄합니다". 31일 포항 청하면 방어리 해안에 위치한 해상가두리 양식장 주인 이동창(55)씨는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적조띠가 가두리 양식장을 덮칠까봐 며칠째 밤잠도 못잔 채 일을 한 탓인지 얼굴은 말이 아니었다. 어제는 오전부터 어선에 황토를 싣고 나가 이튿날 새벽까지 가두리 주위에 뿌렸다는 것. 이씨의 가두리 양식장에는 방어 6천마리, 우럭 90만마리, 감성돔 6만마리, 흑돔 10만마리가 들어있다. 동해 가두리 양식장 중 최대 규모.
그러나 방어 6천마리 중 이날 오전 벌써 2천마리가 죽었다. 방어는 물 위쪽에서 돌아다니는 습성이 있고, 고수온에 약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 적조에 다소 강한 우럭과 돔은 아직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갈 지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앞으로 2~3일이 고비인 것 같습니다. 전 재산을 투자한 고기인데 지금은 속수무책이죠. 이쯤에서 적조가 없어져야 할텐데…".
이씨에게 치어를 공급한 김경연(40)씨도 걱정스러운 나머지 경남 통영에서 직접 올라왔다. "국내에 흑돔(일명 벵에돔) 양식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이씨가 올해 동해안에서는 처음으로 시험 양식 중인데 이렇게 적조가 덮치니 걱정입니다".
포항·임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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