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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만화탐사 성완경-서양 거장의 명작 2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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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만화방에 한번 가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그곳의 만화더미 속에서 뛰는 가슴을 애써 누르며 좋아하는 만화를 고를 때의 흥분…. 돈이 부족하거나 귀가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아쉬움··. 만화방에서 빌린 만화책을 어머니 몰래 밤새워 몇번이나 읽던 기억··.

미술평론가 성완경(인하대 교수)씨의 '세계만화탐사(생각의 나무 펴냄)'는 어린 시절 만화에 대한 깊은 향수를 새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그것도 예전에 읽던 단순하고 통속적인 만화가 아니라, 만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던 만화계의 거장들의 이야기를 통해서이다.

그는 먼저 만화에 대한 정의와 발전과정을 대략적으로 짚었다. 19세기 끝과 20세기 초에 출생하고 발전한 만화는 시민사회 내지 대중사회로 특징지워지는 근대의 산물로 정의했다. 비교적 싼값에 유통되고 손에 쥐고 볼 수 있는 만화가 본격적으로 대중과 만나기 시작한 것은 미국 뉴욕 신문사간의 독자 확보경쟁 때문.

그후 급속하게 확장된 철도망과 함께 철도여행 승객들의 시간 때우기 독서물로 성장을 거듭했고, 내용과 형식에서도 파격을 거듭, 종획무진과 예측불허라는 장점을 앞세워 대중을 빨아들였다. 결국 만화는 이야기꾼의 재미, 그림의 개성적 깊이가 주는 감동이라는 측면에서 영화와 TV에 이어 '제9의 예술'이라는 명예를 쟁취하기에 이르렀다. "만화는 연극보다 유연하고 영화보다 심오하다" "만화가 먼저 원심운동을 하면 철학이 나중에 그것을 중심으로 추스른다".

그는 세계만화사에 큰 획을 그은 미국과 유럽, 남미의 만화가 23명과 그들의 작품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만화 대중화의 신호탄이 된 아웃코트의 '옐로 키드', 20세기 모험만화의 고전인 에르제의 '땡땡의 모험', 프랑스의 유머와 자존심의 상징인 '아스테릭스', 모험만화의 고전인 핼 포스터와 번 호가스의 '타잔', 슈퍼영웅 속에 구현된 변신의 꿈인 조 슈스터와 제리 시겔의 '슈퍼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만화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여러 차례 제작돼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현대에 들어서는 60년대 미국 반문화운동의 기수인 로버트 크럼의 '언더그라운드 만화', 초현실세계를 넘나드는 뫼비우스의 'SF만화', 만화로 퓰리처상을 받은 슈피겔만의 '쥐' 등도 뛰어난 현실인식과 상상력으로 독자를 사로잡았다.

저자는 "얄팍한 일본만화가 대접받는 현실에서 수평선 저너머에 훨씬 더 뛰어난 만화 작품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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