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마을을 찾아서-문경 부곡마을

경북내륙지방에서는 유일하게 10년맞이 별신굿을 400여년 이어오고 있는 문경시 호계면 부곡리 '오얏골'.매년 음력 정월 열나흗날 동제를 지내고 10년마다 대대적인 별신굿을 열어 나라와 마을과 주민들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고 있는 마을이다.지금은 82가구중 67가구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사과와 고추 참깨 버섯 재배 등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벼논은 동네 앞 4만7천평. 예로부터 마을의 천연동굴인 용천굴 두개(암굴과 숫굴)가 있어 이곳에서 나오는 물로 농사를 짓고 생활용수로도 썼다. 이 용천굴 앞에서 펼치는 별신굿은 가뭄에도 물걱정을 덜어달라는 기원제의 내력을 갖고있다.조선조 중기 1550년 무렵 개성 고씨가 마을을 열어 막골이라 하다가 부성으로 바꿨는데 행정구역 개편 때 윗 마을(삼곡)과 합쳐 부곡이라 했다.자연마을 중 큰 마을인 오얏마을(와야골) 주민들은 문경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잇고 있는 농악을 자랑한다. 남자로만 구성된 전래적인 농악팀은 45명. 모두가 남자인 탓에 농사일에 바빠 최근 활동은 뜸하지만 풍물가락은 비길데 없는 으뜸이다.오는 2005년 음력 정월 보름날 예정된 10년맞이 별신굿 준비에 벌써 부터 주민들은 열성이지만 여러가지 부담 때문에 걱정도 많다.안동·예천 등 인근에는 대형 굿판을 치를 무당이 없어 전라도와 경남의 해안지방의 무당을 찾아 통사정을 해야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별신굿에 드는 비용 또한 만만찮게 1천800여만원이나 들어 주민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5년 별신굿을 주관한 윤성희(50. 전 이장)씨는 "문경지방 농악의 근간이 되는 부곡농악과 내륙지방에서 극히 드문 10년맞이 별신굿을 이어가자면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전통민속을 이어가는 민속마을 지정도 생각해 볼 일"이라고 했다.부곡리 별신굿은 지난 80년대 들어 학계의 관심을 끌어 85년과 95년 두 차례 치른 굿판은 마을주민만의 행사가 아닌 전국규모의 행사로 치러졌다. 지난 95년 경북도 대표로 전국민속예술대회에 출연, 노력상을 받기도 했다.굿판은 음력 정월 열이튿날 마을의 상당 및 중당에 금줄을 매고 주민들은 몸과 마음을 청결히 한다.보름날에는 무당 5명이 마을 어귀에 도착하고 세대주 한 명(남자)씩이 양 어깨에 흰광목을 걸고 입에는 종이꽃을 물고 용천굴로 가 큰 굿판을 벌이는 것이다.굿판 마지막은 농악대의 풍악소리에 맞춰 참석자 모두가 춤을 추며 제화초복(除禍招福)을 비는 것으로 마무리된다.문경.윤상호기자 youns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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