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종 한인 가족들 노심초사

미국인들도 능력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 미국 금융회사에서 당당하게 일하던 한인 1.5세, 또는 2세들이 다수 이번 세계무역센터(WTC) 테러사건 이후 실종돼 주변의 애를 태우고 있다.

WTC 102층에 있던 ESPEC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강준구(35)씨는 사고당일인 지난11일 오전 뉴저지 집을 나서 출근한 뒤 연락이 끊겼다.

부인과 2살, 4살배기 두 딸을 두고 있는 강씨는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온 1.5세로 얼마 전 부터 이 증권회사의 매니저로 일해 왔었다.

WTC 93층에 있던 프레드 앨저 매니지먼트에서 일하던 앤디 김(한국명 김재훈.28)씨도 역시 11일 오전 뉴저지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한인 2세로 명문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한 후 재정분석가로 이 회사에 일하고 있던 김씨는 사무실이 강준구씨 처럼 거의 꼭대기에 있어 테러공격 후 빠져나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나 가족들은 실날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고 86층의 국세청(IRS) 사무실에서 근무중이었던 이현준(32)씨는 결혼 6개월만에 사고를 당했다.

남편과 함께 독립회계사 사무실을 차리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인회계사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부인 김진희(28)씨는 남편이 살아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맨해튼일대 병원을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남편의 소재를 찾고 있다.

89층 메트라이프에 근무하다 연락이 끊긴 박계형(여.28)씨의 경우 주변에 사건현장에서 본 사람이 있다는 제보에 따라 가족들이 애타게 생존소식을 기다리고 있으나 13일 오전 현재 생사확인이 아직 되지 않고 있다.

박씨의 동생 진한씨는 누나의 사진을 들고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맨해튼 일대병원을 돌아다니고 있어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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