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이 대구에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200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등 국제행사를 잇따라 개최할 '국제도시'라면 당연한 현상이다.
각 요리학원이나 사회·문화시설의 요리교실도 포크 커틀렛(돈가스) , 스테이크 등의 '경양식' 범주를 벗어나 이름도 생소한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등 세계 각국의 요리를 전파하고 있다.
◈오리가슴살·거위간 요리 별미
△빌라 메디치(053-742-5333)=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프랑스 요리 전문점. 전통 프랑스 요리인 오리 가슴살, 거위 간 요리, 프로방스식 농어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스테이크도 겉보기에는 여느 레스토랑의 것과 비슷하지만 와인과 마늘, 버터 등으로 만든 프랑스식 소스를 얹어 맛이 다르다. 또 와인을 냉장 보관하는 와인셀러에는 130여종의 각국 와인과 수입 치즈를 준비해 두고 있어 식사와 함께 간단한 반주를 원하는 중장년층 단골이 많다.
◈이탈리아 파스타요리 11가지
△오찌(053-253-0832)=중구 덕산동 동아백화점 쇼핑점에 자리잡은 이탈리아 전문식당. 일반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없는 각양각색의 파스타 요리 11가지와 피자, 그리고 손님이 원하는 파스타를 특별히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만두처럼 해산물로 속을 채운 파스타인 '라비오리', 화이트 와인과 마늘 등으로 만든 소스를 활용한 '링기뉘멘(麵)' 등이 이채롭다. 이 식당의 피자는 얇고 담백한 맛이 특징. 피자 소스가 독특할 뿐만 아니라 돌판에 굽기 때문에 기름기가 적다.
◈인도식 볶음밥 브리야니
△인도가는 길(053-425-6063)=중구 삼덕동 '로데오 거리'에 있는 인도음식점. 가격이 비교적 싼 편이어서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 손님이 많다. 식당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인도의 전통 소품들과 커리(카레) 향내로 마치 인도의 한 식당을 찾은 느낌이 든다. 인도 특유의 향신료를 사용한 각종 커리와 인도식 볶음밥인 '브리야니'를 맛볼 수 있다. 발효한 유산균에 과일을 갈아 섞어 만든 인도 음료인 '라쉬', 홍차와 우유를 혼합한 전통차 '짜이'는 이국적인 향기를 느끼게 한다.
◈지중해식 해물 요리 다양
△에스파냐(053-622-2295)=남구 대명동 앞산 순환도로변에 있는 스페인요리 전문점. 주인 정학진(40)씨가 일본 유학시절 스페인 음식점에서 일을 한 경험이 계기가 돼 본격적으로 스페인 요리를 배웠고 지금도 직접 조리한다.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알려진 스페인 쌀요리인 '빠에야'(일종의 해물철판볶음요리)와 지중해 연안의 요리를 중심으로 한 해물류 요리가 많다. 스페인 음식은 마늘과 파브리카(일종의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해 맛이 강렬하다.
◈정통 스테이크 10여가지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053-768-7011)=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이곳은 정통 미국식 미각을 지향하고 있지만 목재를 많이 사용한 레스토랑 분위기는 호주풍에 가깝다. 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outback)'은 호주식 영어로 '오지' 또는 '벽지'란 뜻으로 캥거루, 코알라 등 호주의 야생(野生)동물을 인테리어의 배경으로 하고 종업원들도 모두 호주풍 옷차림을 하고 있어 이채롭다. 스테이크는 지방질을 최대한 제거한 다음 그릴에 단시간 굽기 때문에 고기가 연하고 육즙이 많다. 스테이크의 종류가 10여가지에 이르며 세계적인 양파요리인 '블루밍 어니언'이 인기.
▨경상도사람 입맛 맞게 향신료 사용
대구는 그동안 서울과 달리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맛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행히 최근 외국 음식점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러나 과연 이들 음식점들이 맵고 짠 맛을 좋아하는 대구 사람들의 '뚝배기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대구에 진출했던 베트남, 이탈리아, 프랑스 전문 식당의 상당수가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아 문을 닫곤 했다. 보수적인 대구사람의 입맛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등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외식업계의 한결같은 지적.
비교적 영업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음식점들은 '현지화 전략'과 '인내'가 있었다.'오찌'의 요리사 김수식(34)씨는 "이탈리아 음식에 익숙지 않은 대구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맵고 강한 맛을 내는 재료를 첨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인도가는 길'의 주인 손경희(27·여)씨도 "낯선 분위기와 특유의 향신료 때문에 개업 당시에는 손님들이 없어 고전을 했다"며 "외국풍 음식점이 자리를 잡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지역 사람의 취향에 맞는 메뉴를 선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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