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대(對)테러 전쟁에서 과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까".미국이 테러 대참사 이후 선포한 대테러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의 길을 열어놓고 있으나 실제 사용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미 의원과 외교 전문가들도 테러범들이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미국은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던컨 클라크 아메리칸대학 외교정책 담당 교수는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테러사건 이후 조성된 국제사회의 미국 지지 여론이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최악의 경우에도 핵무기 사용을 배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국제사회의 핵억제 방지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비핵 국가들의 핵무장을 부추길 가능성이높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제임스 린드세이 연구원도 "핵무기 사용은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금기시 돼 왔다"며 "이런 금기를 지키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은 핵무기보다 훨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크루즈 미사일 등의 다양한 재래식 무기와 정예 부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이번주 초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큰 업적"이라고 밝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내 일부 강경론자들은 아프가니스탄이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육상공격이 쉽지 않은 는데다 오사마 빈 라덴이 지하 47m 벙커와 동굴 등에 숨어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는 전술핵무기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전면전을 수행하기에는 미국의 군사력에 한계가 있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이 전면전에 돌입할 경우 발칸반도 투입 병력까지 동원해야 한다. 실제 지난 98년 '사막의 여우' 작전, 99년 유고 공급때 병력이 부족해 고전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미국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공격하는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인접 지역의 방사능 오염이 불가피해 핵무기 사용 결정에는 정치.외교.경제적 위험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에는 인접국의 방사능 피해를 최소화하는 초소형 핵폭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먼저 핵무기 공격을 당할 경우에는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핵무기 사용이 아니라 파키스탄내의 핵무기가 테러범들의 목표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파키스탄에서 폭동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탈레반 정권에 동조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탈레반 정권의 하수인들이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공격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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