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여운환씨의 부하'가 정형근 의원에게 협박편지를 보낸 사실은 그 자체도 충격이지만 이는 한마디로 현정부의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운환씨는 지금 온 나라를 들쑤셔 놓은 '이용호게이트'의 정·관계 로비스트로 밝혀졌고 그는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아직도 그 수하에 따르는 무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번 협박편지를 보낸 사람은 '광주광역시에서 김형욱'으로 그를 밝히고 있지만 편지의 문맥으로 봐 조직폭력배일 가능성이 높고 협박을 당한 정 의원도 그렇게 추정하고 있다.
아무리 세상이 뒤숭숭하고 정부의 공권력이 무력해 보인다해도 조직폭력배가 감히 야당의원에게 가족의 신변까지 위협하는 이런 협박편지를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일반적인 조폭(組暴)은 범행자체는 잔인하게 저질러도 검·경 등 공권력엔 순응할뿐 아니라 도전행위는 가급적 피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번 편지는 그 단위를 뛰어올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살벌한 문구로 협박을 했다. 이는 국가의 조직 체계를 전면 부인하는 그야말로 막가파식 사고의 발로에 다름아니다. 또 '이용호게이트'엔 조폭이 깊이 간여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대부격인 여씨가 공권력의 상징인 검·경을 거의 무력화시킬 정도로 로비를 시도해 그게 먹혀들었다는 방증이다. 말하자면 조폭의 우두머리가 '국가공권력'을 좌지우지 했으니 그 수하의 눈에는 대한민국에서 도대체 겁나게 보일게 있느냐는 '능멸의식'이 다분히 깔려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우리 회장님(여운환)은 덕망이 높고 나라를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과 식사하며 술마신 게 무슨 잘못이냐' '많은 식구들이 울분을 토하며 서울에 입성' '특별히(여 회장의) 은혜를 입은 식구들은 의원님과 자제분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으며 언제 모션을 취할지 모르겠다' 이런 편지문구는 죄의식은커녕 떼지은 조폭이 의기양양 표적을 없애려 살벌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현정권은 그 명분을 걸고 이 사건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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