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의 '야마카사 마츠리'나 아오모리의 '네푸다 마츠리'에는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주민 모두가 1년 동안 정성 들여 만든 무거운 나무가마 위에 직접 제작한 거대한 종이인형을 올려놓고 모든 주민이 번갈아 어깨에 메고 시내를 뛰어다니는 축제다.
또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시는 축제를 통하여 연간 1천 2백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부양하고 있고, 독일 뮌헨의 맥주축제는 650여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들여 9천 100억원의 경제유발효과를 창출해낸다.
지난달 달구벌 축제에 이어 이달에는 스무 곳이 넘는 도내 각 지방자치단체가 축제를 개최한다고 한다. 한국의 축제가 9월이나 10월에 집중적으로 개최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우리의 축제가 절기(節氣)에 따라 벌이는 잔치나 굿, 의례, 놀이와 함께 어우러져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축제는 축제가 아니라 이벤트나 컨벤션에 더 가깝다. 일회용의 도식화된 대형 쇼무대식 이벤트, 조악한 먹거리 장터, 노래 자랑, 춤 경연대회, 폭죽 쇼 등. 그 결과 지역축제이지만 지역민은 전시용 들러리 내지는 구경꾼 이상의 역할은 하지못하고 일부 연예인이나 전문가(?)의 잔치로 끝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달구벌 축제는 특정 지역에서 난장을 벌이는 '페스티발 존'등 몇몇 행사는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소싸움'이 전통적으로 사람을 모이게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하여 인근 지역의 '소싸움'을 베끼고, 기네스북에 도전한다며 '사랑의 의자 앉기'라는 경쟁놀이를 도입하는 등 축제 본래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축제는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제례적 성격으로 인해 관습에 크게 영향을 받고, 지역의 역사성을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이벤트와 구별되는 것. 그래서 지역마다 특성이 있고 성공적으로만 개최하면 고향을 떠난 사람들에게 고향을 방문하게 하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차별화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여 지역을 오게 하며, 지역민들에게는 공동체적인 아이덴티티를 찾고 공유하게 한다. 그러나 달구벌 축제는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대구축제로 자리매김 해왔지만 축제의 의미나 고유성과는 무관하게 운영되는 듯 했고 지역민의 참여또한 저조했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살린 재미있고 독특한 기획으로 지역주민이 하나가 되는 지역에는 반드시 뛰어난 단체장이나 공무원, 민간인이 있다는데 그렇다면 대구에는 뛰어난 인물이 없다는 말인가.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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