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경찰관들의 모자를 영국이나 미국같이 보다 푸근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바꾸면 어떨까? 크게 달라진 요즘 경찰관들의 활동을 보면서 이렇게 제안하는 시민들이 없잖다. 심지어 적잖은 경찰관들은 불우 이웃을 돌보는 일에까지 앞장서고 있어 이미지가 더욱 달라지고 있다.
▨경산경찰서 여경 및 여직원 27명은 지난 3월 봉사모임 '나눔의 터'를 결성, 홀로노인 돕기 등 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홀로노인·불우시설 등을 찾아 말벗이 돼 드리고 청소를 해 주는가 하면 생활용품도 전하고 있다. 지난 주엔 용성면 이필남(82) 할머니를 찾아 따뜻한 마음을 전했으며, 매월 5천씩 모으는 회비가 활동의 자금.
회장인 이영숙 경사는 "처음엔 전시성 혹은 일회성으로 그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잖았지만 이제는 어려운 이웃들이 먼저 안부전화를 해 올 정도로 서로 친숙해졌다"며, 앞으로는 소년소녀 가장들도 집중적으로 돌볼 계획이라고 했다.
▨청송파출소 파천분소 김우현 경장 부부는 파천면 옹점리 이매희(87) 할머니와 아예 결연, 친부모처럼 돌보고 있으며, 같은 파출소 신영희 경사는 청송읍내 홀로노인 강숙이(84) 할머니, 한쪽 다리를 잃고 어렵게 생활하는 이규덕(72) 할아버지 등을 찾아 쌀 한 가마(80㎏)씩을 전했다.
▨진보파출소 황만휘 경사는 진보면 진안리 홀로노인 박태분(75) 할머니를 찾아 생활용품을 전하고 위로했다.
▨문경경찰서 여직원 모임인 '한우리회'는 어린 손자와 사는 모전동 최성연(75) 할머니에게 쌀 10kg과 라면 1상자를 전했다. 서내 경찰관들은 신망애육원(영신동)에 10만원, 역내 불우 5가구에 라면 3상자씩을 전했다.
▨합천경찰서 민원봉사실에 들어서면 흔히 쨍그랑 쨍그랑 하는 '사랑의 동전' 소리가 쌓이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올해 초 시작한 사랑의 모금 운동에 동참하는 경찰 가족과 민원인들이 한푼두푼 모금함에 넣는 것.
처음엔 선뜻 모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찰관들이 너나 없이 자판기 남은 동전들까지 모금함으로 던져 넣는다. 억울하다며 경찰서를 찾았던 사람들 중에는 되돌아 갈 때 선뜻 지폐까지 넣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그 덕분에 지난 5월까지 쌓인 동전은 무려 120여만원. 이 돈으로 생활용품을 사 경찰관들이 홀로노인들을 찾아 위문하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빨래까지 맡아 해 드리고 있다. 김태구(49) 경위는 "한푼두푼 동전이 이렇게 큰 일을 할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이 운동 덕분에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창희·김경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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