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의 주민등록번호, 집.전자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 신상 정보를 빼내 사용해도 처벌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경찰서는 지난 22일 삼성전자 사업장 등 전국 60여개 대기업으로부터 종업원 3만여명의 신상 정보를 빼내 학습지 텔레마케팅에 사용해 온 유명 영어교재 판매사 직원 김모(22.여)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삼성전자 구미 제2사업장에 전화를 걸어 이 회사 전화안내 부서라고 속인 뒤 변경된 인사 자료를 조직도와 함께 급히 보내달라고 요청해 정보를 받아 냈다"고 진술했다. 삼성 측은 이에 속아 종업원들의 부서 배치 일자까지 알려 주고 심지어 퇴사자.휴직자 명단, 인력투입 계획서마저 김씨의 차명 전자메일 주소로 전송했다는 것.
그러나 경찰은 김씨를 처벌할 법조항이 없어 불가피하게 차명 전자메일 개설 혐의를 적용,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입건하는데 그쳤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은 개인정보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나 적용 대상이 공공기관 및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로 한정돼 있다는 것. 구미경찰서 윤외출 수사과장은 "개인 신상정보 취득.유출을 방지할 수 있도록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3일 서울지법 한주한 판사는 개인 신상정보를 돈을 받고 판 혐의로 약식기소된 15개 업체 법인 대표를 정식재판에 회부하는 등 관련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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