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 소리 하나.
일본 여자들은 한국 남자들을 무척 좋아한다. 성격 용모 기질 탓이 절대 아니다. 그 이유는 데이트를 하면서 남자가 비용을 몽땅 부담하기 때문이라나. 일본에서는 친한 사람은 물론이고, 연인 사이에도 자기가 먹은 음식값은 자신이 낸다(와리깡 문화). 공짜를 좋아하는 것은 세계 보편의 진리.
우스개 소리 둘.
일본에서 음식점에 간 한국사람. 밥을 반 공기도 채 안될 정도로 주길래 조금만 더 달라고 하면서, 세조각 밖에 나오지 않는 단무지(다꾸앙)도 좀더 달라고 했다. 종업원이싫은 기색없이 다시 밥과 다꾸앙을 갖다주는 모습에 '역시 친절한 일본사람…'이라고 내심 감탄을 했다. 그런데 계산서에 추가 요금이 찍혀 나와 황당하기 짝이 없어, 다음에는 한국 음식점에 가서 설렁탕에 깍두기를 실컷 먹었다. 그곳에도 밥과 깍두기 값을 따로 받기는 마찬가지였다나. 일본 식당에서 공짜는 엽차와 물수건 밖에 없다.우스개 소리 셋.
일본 친구를 따라 유명한 와(和:일본 전통식)과자점에 간 한국사람. 잔뜩 기대에 차서 줄을 서 기다렸는데 커다란 접시에 손가락만한 과자 하나만 달랑 얹혀져 나오더란다.그는 실망과 헛고생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일본 친구는 '역시 유명한 집은 다르다'며 감탄을 하더라나. '일본 요리는 눈으로 먹는다'는 말처럼 일본인은 '맛'보다는 '모양새'를 우선시한다고.
남의 문화를 우리 방식으로 관찰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의 방식에 맞춰본다면 그 문화의 진정한 맛을 느끼지 않겠는가.'우동 한 그릇에 담은 일본'(김자경 지음.(주)북21컬처라인 펴냄)은 일본의 음식문화를 소개한 책이지만, 그들의 생활방식과 내면 문화를 알수 있게 하는 안내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일본에 오랫동안 거주한 저자는 자신의 친한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일본이란 나라와 일본음식, 그리고 문화에 대한 얘기를 여성 특유의 감성과 현장감 나는 취재로 구성했다.
'일본에 가면 뭘 먹지?' 130년째 후미진 골목에서 대를 이어 팔고 있는 오뎅에 일본 술을 한잔 곁들여 먹는 것이 저자의 첫번째 추천음식. 그리고 일본 음식으로 닝닝해진속을 확 풀어주는 강점으로 누구나 감탄하는 우메보시 우동, 바싹바싹 값싸고 맛있는 덴푸라와 돈부리 등도 빠뜨릴 수 없다.
친구의 입덧을 가라앉힌 감동의 샤브샤브, 일본의 진수를 느낄수 있는 여관에서 맛보는 가이세키 요리, 일본 술꾼들에게 인기좋은 라면, 우리나라 선술집같은 이자카야에서 맥주 한잔과 가츠오타다키 등을 먹는 운치도 환상적이라 할만 하다.일본의 세시풍속이나 기념일 등에 먹는 음식과 그에 얽힌 행사와 축제 등을 소개한 '특별한 날에 먹는 각별한 음식'과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일본의 생활문화를 적어놓은 '음식에 담긴일본 한 그릇' 등에 대한 얘기도 무척 재미있다.음식을 통해 '가깝고 먼 나라' 일본과 그들의 내면을 살펴볼 수 있다는게 흥미롭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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