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국제 안보 연구소
아프가니스탄 영토의 90%를 장악하고 있던 탈레반이 불과 며칠만에 대부분의 도시와 거점을 내주고 남부 산악지역으로 물러난 것은 게릴라전을 위한 전열정비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탈레반의 게릴라전이 과거 소련군 침공 당시와는 판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CNN방송은 15일 먼저 소련군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도 지금과 비슷하게 불과 이틀만에 아프간 전역을 휩쓸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무려 10년을 끈 게릴라전 끝에 소련군은 엄청난 사상자를 안고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무자헤딘 게릴라들은 소련군 침공 후 1년만에 아프간 전역에서 게릴라전을 수행할 만한 전열을 재정비했다.
각국의 군사전문가들과 옛소련군 참전 장군들도 순간의 승리에 도취하지 말 것을 미국에 경고 하고 있다. 탈레반도 퇴각은 단지 전열정비 차원일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최고 지도자 오마르는 "미국이 옛 소련보다 더 혹독한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은 그러나 전략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현재 아프간의 전황이 1980년 옛 소련침공 당시와는 확연히 다르고 베트남전과도 비교하기는 무리라고 지적하고 탈레반의 처지는 더욱 열악해지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연대군의 입지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 킹스 칼리지 국제안보연구소의 앤드루 가필드 소장은 "과거 아프간에서 소련군이 패전했던 것은 무자헤딘 게릴라들이 효율적으로 싸웠다기 보다는 소련군이 전략·전술·장비 면에서 취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필드 소장은 소련군은 아프간내 이슬람 주민들을 고립시키는 정책을 썼기 때문에 아프간 인구 중 어떤 쪽으로 부터도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었지만 현재 카불을 장악한 뒤 남진하고 있는 북부동맹의 경우 반 탈레반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소련군 침공 당시 무자헤딘 게릴라들은 소련의 확장을 견제한 파키스탄으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았지만 현재의 탈레반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도 큰 차이라고 가필드 소장은 분석했다. 베트남 전쟁과 비교하더라도 열대우림보다는 산악지역에서 움직이는 게릴라들이 훨씬 발각되기 쉽기 때문에 탈레반은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이라는 것이다.
가필드 소장은 "현재 미·영 군의 능력은 과거 소련군보다 몇 배는 강하고 반면 탈레반은 근거지역인 남부에서도 파슈툰족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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