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신승남 검찰총장 탄핵소추안 무산 이후 양당이 상호 비난전으로 일관하다 10일 자민련의 한나라당 항의 방문으로 관계는 최악이 됐다.
그러나 양당관계 악화의 본질은 한나라당의 충청권 공략을 막아내 충청권 사수에 성공해야 하는 자민련의 반발 등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둘러싼 양당의 이해관계가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11일 CBS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회창 총재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함부로 말을 하고 있다. 이런 분이 나라를 다스리겠다고 하고 있지만 어려운 일"이면서 "오죽하면 한나라당사를 방문해 따졌겠느냐"고 전날 한나라당사 항의 방문으로도 분이 풀리지 않은듯 거듭 비난했다.
김 총재는 10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도 "애초부터 탄핵안 처리에 대해 한나라당과 공조틀을 유지한 바 없는데 이 총재가 생방송(CBS)에서 거짓말을 늘어놨다"면서 "국회법 절차도 제대로 모르고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려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회의가 끝난후 김용채.조부영.김현욱 부총재와 변웅전.이양희.이완구 의원, 정진석 대변인 등 10여명은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자민련은 공당이 아니다' 'JP는 역사의 변절자''민주당 2소대' 등의 발언을 했다"며 이 총재 면담과 사과를 요구하다 면담이 거절되자 김기배 총장과 김무성 비서실장 등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항의단은 "이 총재가 의원총회에서 김 총재를 겨냥, '기교와 변신' 운운했다"면서 이 총재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야당끼리 탄핵안을 같이 처리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나랏님도 안계시면 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맞대응하는 등 40여분간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권태망 부대변인은 11일 "탄핵안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JP와 자민련 행태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절대다수 국민들은 DJP 야합 복원을 위한 수순밟기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권철현 대변인도 "헌정 사상 상대당의 말꼬리를 잡아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 방문한 사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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