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3시 14분쯤 대구시 달서구 월암동 기업은행 성서공단지점에 엽총을 든 복면강도가 침입, 총을 쏘며 고객과 직원을 위협한 뒤 현금 1억2천6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범인이 사용한 엽총 2정이 지난 8일 대구시 봉덕동 총포사 주인 강도살인사건 당시 없어진 것으로 확인하고, 은행 폐쇄회로 TV에 찍힌 범인의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 범행
범인은 은행 비상구를 통해 은행으로 침입하자마자 천장을 향해 엽총 1발을 발사하며 고객과 일부 직원을 밖으로 내 보낸 뒤 창구 직원 최모(39.여)씨에게 검정색 스포츠 가방 2개를 던지며 현금을 담으라고 요구했다.
범인은 출납계 직원에게 "돈을 더 담으라"며 다시 엽총 2발을 천장에 발사했고, 돈 가방을 받아쥔 뒤 들어온 비상구로 빠져나가 밖에 준비해 둔 흰색 매그너스(경남43가53xx)를 타고 성서공단 방향으로 달아났다.
범행시간은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당시 은행에는 고객과 직원 30여명이 있었지만 대부분 공포에 질려 밖으로 나갔거나 창구 밑으로 몸을 숨겨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은행직원 표수찬(47) 과장은 "처음에 변압기가 터진 소린 줄 알았다가 전화를 끊고 보니 복면을 한 강도가 총을 들고 들어와 있었다"며 "창구 밑에 엎드려 사설경비업체에 연결된 비상벨을 울렸다"고 말했다.
□ 수사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10분쯤 사건 현장에서 차량으로 10분거리인 달성군 천내리 동산맨션 105동과 106동 사이에서 불에 타 있는 범행 차량을 발견하고 트렁크에서 엽총 2자루와 실탄 35발, 훔친 번호판 2개를 찾아냈다. 경찰은 이 엽총이 봉덕동 총포사 에서 도난 당한 총기 4자루 중 2자루임을 확인, 두사건을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차량이 지난달 30일 수성구 두산동 ㅂ모텔 주차장에서 한모(29.수성구 범어동)씨의 것이고, 번호판은 지난달 29일 경남 창녕군 창녕전화국 앞 길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은행 폐쇄회로 TV에 찍힌 범인의 인상착의를 정밀분석하고, 창녕, 수성, 대구남부경찰서 등과 함께 동종 수법 전과자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신장 175cm 정도에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차량에 불을 지르기 위해 범행 후 신나를 구입한 점포를 중심으로 수사를 펼치고 있다.
달서경찰서에 수사본부(본부장 조선호 대구지방청 차장)를 설치한 경찰은 구마.88고속도로 등 외곽으로 통하는 주요 지점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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