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만섭 국회의장 인터뷰-"국민 원하면 大選 출마할 수도"

이만섭 국회의장은 4일 "의장 임기말(5월)까지 국회를 꿋꿋하게 지켜가겠다"면서 "그러나나라가 극도로 어지러워 깨끗하고 경륜있는 사람이 나서기를 국민이 원한다면 몸을 던져 희생할 용기가 있다"고밝혀 조건부 대선출마의 뜻을 밝혔다.

이 의장은 이날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정한 경선과정을 통해 민주당의 후보가 선정되길 바라지만우리 정치의 혼란으로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긴다면 나서서 교통정리를 할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러면서 "욕심있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가적 중대사가 많다.

▲나라의 명운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한 해다. 지혜를 모아 경제회복과 민생안정에 주력하고 특히 양대 선거가 분열과 갈등 대신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을 이루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내각제를 매개로 한 정계개편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 내각제 개헌은 불가능하다. 인위적 정계개편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정치는 잔꾀가 아니라 정도를 걸어야 한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현행 5년 단임제는 장기집권을 막기 위한 것이다. 4년 중임제를 채택할 경우 3선 개헌과 같은 불행한 일이 생길 우려가 높은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국회에서 대통령을 뽑자는 이야기도 있다. 개헌은 대선 후 연구 검토해야 한다.

-민주당의 경우 지방선거 인책론이 제기될 수도 있지 않은가.

▲대선후보가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한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될지 걱정스럽다.

-국민참여경선제라는 정치실험이 도입됐다.

▲원칙적으로 찬성이다.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참여국민의 선정문제에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경선과정에서의 혼란 및 경선 불복사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정치실험이 실패할 경우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정치의 혼란이 결국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지경에 이르러 깨끗하고 경륜있는 사람이 나서기를 국민이 원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여론이 비등하면 나서서 교통정리를 할 생각이 있다.또한 몸을 던져 희생할 용의가 있다.

-이 의장이 직접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도 적지 않다.

▲욕심있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다. 임기말까지 국회를 잘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여당 일부 의원들은 '대통령을 만나 담판을 지으라'는 말도 하더라. 하지만 왜 (대선후보)그걸 구걸하고 다니나. 정권을 뺏기기 싫으면 나같은 사람을 밀 것 아닌가.

-신3당합당으로 후보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자민·민국 3당에만 국한치 않고 국민적 여망에 부흥하는 큰 모임이 되면 좋다. 그러나 도표 그리듯이 인위적으로 하는 것은 성공하기도, 국민지지를 받기도 어렵다.

-부시 미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언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남북관계가 냉각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부시의 발언은 대화거부가 아니라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북한에 압력을 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시가 이달 방한하면 남북간 대화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될 것으로 믿는다.

-4대 게이트와 같은 부정부패의 원인과 대책은.

▲정경유착과 패거리정치 때문이다. 부정·비리에 연루된 자들은 여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히 다스려야 하며 대통령 친인척과 권력층부터 엄벌해야 한다.

-민주당 일부 대선주자들은 후보 결정뒤 정계개편 추진을 선호하고 있다.

▲후보가 된 뒤 자기중심에서 헤쳐 모이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계개편에 참여하는 쪽에서 인정하겠나.

-여권일각의 영남후보론은 어떤가.

▲영남 출신이 가장 유리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DJP 공조 복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논평할 필요도 없다. 몇번씩 뭉쳤다가 헤어지는 모습이 어떻게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겠나.

-정치개혁의 과제가 무엇인가.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지구당을 폐지해야 한다. 또 중앙당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국고 보조금도 줄여야 한다. 올 양대 선거에 드는 국고보조금이 1천138억원에 이르고 선관위가 쓰는 비용만 4천억원이 넘는다. 여기다 각 후보가 쓰는 돈을 더하면 올 선거에만 천문학적인 돈이 들 것이다.

-국회의장의 당적이탈에 대한 소신은 변함없나.

▲의장이 재임기간 중 당리당략과 정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입장에서 국회를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받는 것이 필요하다.

대담=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정리=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