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NASA 방문조건 발표

우주 관광을 즐기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우주정거장을 방문할 수 있는 조건'을 발표했다. 조건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고위 요직에 임명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청문회보다 더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과해야만 우주관광에 나설 수 있다.

먼저 가장 큰 걸림돌은 여행경비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우주관광을 떠난 데니스 티토와 두번째 우주관광을 예약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터넷 갑부 마크 셔틀워스가 각각 지불한 돈은 무려 2천만달러(약 260억원)나 된다. 돈만 있으면 우주여행이 가능할까. 아니다. 범죄나 마약 및 알콜중독 전력이 있는 사람은 아예 지원조차 않는 게 낫다. 각종 비행, 거짓말, 불명예스러운 행동 등 다소 추상적인 흠까지도 심사대상이다.

여기에다 우주여행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건강해야 하고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모스크바와 미국 휴스턴의 우주비행사 훈련소에서 동료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고된 훈련을 하면서 우주비행사의 행동규범을 지킬 수 있어야 하고 막힘없는 의사소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우주관광을 하려면 기다려야 한다. 준비에 소요되는 기간이 무려 2년이나 된다. 찰스 프리코트 NASA 수석 우주비행사는 "법적 도덕적으로 논란이 있는 사람을 우주선에 태워 동료 우주비행사들에게 모욕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티토의 우주관광을 극력 반대했던 NASA가 이번에 '우주관광 조건'을 발표한 것은 큰 정책변화로 해석되고 있다. 이 조건들이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 캐나다,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 우주 관련 기관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두번째 우주관광의 행운을 잡은 마크 셔틀워스는 미국 휴스턴의 존슨 우주기지에서 1주일간의 훈련을 무사히 마쳤으며 오는 4월27일 우주관광을 떠날 예정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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