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총재 속좁은 정치 탈피 구여권 끌어안기 고심 흔적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협량정치'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구여권과 화해를 시도하려 한다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6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시킨 이기택 전 민주당 대표의 부산 해운대.기장갑구 공천 얘기가 흘러나오더니껄끄럽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화해설과 함께 아들 현철씨의 공천 가능성도 들린다.

이 총재가 '폭넓은 정치'를 선언하고 협량정치에 대한 당안팎의 고언이 많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손태인 의원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부산 해운대.기장갑구에 공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손 의원이 유언에서조차 이 전 대표의 공천을 언급한 '비사'가 알려지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이 총재가 이 전 대표 장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현철씨 역시 YS와 화해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력한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17대 총선에 나선다는 뜻을 밝혔던 현철씨는 아직 한나라당 입당여부를 언급하고 있지 않으나 명예회복 차원에서 가능성이 거론되고는 있다.

민국당 김윤환 대표의 경우도 이 총재가 화해를 시도하기 위해 여러차례 메신저를 보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고 최근에도 이 총재 측근이 그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같은 일련의 징후에도 불구, '불가능'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불가론자들은 이 전 대표가 입당한다 해도 오히려 당 이미지를 퇴색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현철씨 입당문제도 YS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없다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YS는 올 대선 구도에 대해 "제3세력의 출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경우는 아예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게 정설이다. 대구.경북 의원들조차 "이제와서 허주를 데려와 어쩌겠다는 것이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김 대표 역시 이 총재와 TK 의원들에게 섭섭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서전을 대선에 임박, 출간할 계획까지 잡고 있다. 또 '반 이회창 연대'결성을 자신의 정치역정의 마지막 결실로 삼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기다 16대 총선시 공천파동의 주역으로 지목된 윤여준 의원이 당 기획위원장직에 복귀한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내친 사람이 버림받은 사람을 다시 끌어올 수 있느냐"는 시각에서 윤 의원의 복귀를 '구여권과의 단절'로 보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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