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재섭의 고민

한나라당 강재섭 부총재가 심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대구시장 경선을 둘러싼 지역 의원들의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면서 일부에서 'TK리더'로서 강 부총재의 역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분위기가 향후 정치적 행보의 가늠자가 될 5월 부총재 경선에서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시장 경선과 관련 일부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비판론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일한 계보 의원인 이원형 의원의 경선 출마가 기폭제가 됐다.

출마의 뜻을 피력해온 윤영탁·박승국 의원이 문희갑 시장에 맞설 '후보 사전조율'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터져나온 이 의원의 출마는 일부 의원들이 예상해온 경선 구도를 한꺼번에 무너뜨려 버렸다.

비록 강 부총재가 이 의원의 출마를 완강하게 반대했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설득에 실패,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주 불거졌던 '제3후보론'도 강 부총재를 궁지로 몰고 있다.단발성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지만 제3후보론이 특정인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며 배후에 강 부총재가 있다는 설이 한동안 지역 정가에 떠돈 때문이다.

이에 윤·박 의원은 "강 부총재가 지역 리더로서 제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구시장 경선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강 부총재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강 부총재의 고민은 현실적인 '해법 찾기'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 후보를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출마 예상 의원들을 상대로 한 사전조율작업도 또다른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 또 '10인 10색'으로 움직이는 대구지역 의원들의 의견을 한 곳으로 모으기는 더욱 힘들다.

일단 강 부총재는 원칙론을 강조하며 '파고'를 피해가고 있다."시장후보 선출은 자유경선이라는 대원칙에 의해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야합의 성격의 띤 일체의 움직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차차기 대권에 한걸음 다가서기 위한 초석으로 부총재 경선에서 1위 자리를 노리는 강 부총재로서는 집안에서부터 터져나오는 이같은 불협화음이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또 앞으로 남은 시장 선거 과정에서도 어떤 식이든 강 부총재 역할론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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