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2009 로스트메모리즈' 등 극장가에 겨울 블록버스터의 계절을 넘어 봄이 찾아오고 있다. 봄엔 대작이 잠시 숨을 돌리는 대신 아담하고 재치있는 영화들이 틈새를 노린다.
3월에서 5월까지 개봉할 한국영화만도 무려 20여편. 역시 주류는 코미디와 멜로물. 여기에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과 임권택 감독의 화제작, '취화선'도 이 기간에 극장에 내걸리며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는 두 감독의 변신이 주목되는 작품.
먼저 코믹물로 오는 22일 개봉예정인 조민호 감독의 데뷔작 '정글쥬스'는 폭력조직에 들어가 화끈하게 살아보는 게 꿈인 청량리 588을 빈둥거리는 기태(장혁)와 철수(이범수)가 얼결에 마약을 손에 쥐면서 겪는 얘기다. 코믹한 분위기에 갱스터와 스릴러가 가미된 변칙장르영화로 감독은 자신이 어릴 적 살았던 청량리에서 생생한 인물과 대사를 살렸다.
007시리즈 출연제의 거부로 점수를 따고 있는 차인표 주연의 '아이언 팜'(4월말 개봉예정)은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류의 캐릭터 코미디물. 진지함과 순수함이 지나친 남자 아이언 팜이 밥통하나 덜렁 들고 사랑을 찾아 미국으로 날아간다.
뜨거운 모래(여기선 뜨거운 밥)에 손을 넣는 기수련법 철사장(아이언 팜)으로 실연의 아픔을 달래 온 그는 5년만에 자해 협박으로 비자를 받아내 도미한 애인을 찾아 나선다. LA의 다양한 인간군상과 도시풍광 포착에도 신경썼다.
또 이달 개봉예정인 남기웅 감독의 전래설화 '우렁각시 이야기'의 디지털 버전인 '우렁각시'(남기웅 감독. 3월말 예정)와 여성4인조 댄스그룹의 그룹 사수얘기를 담은 이미숙, 김원희 출연의 '울랄라 시스터즈(박제현 감독.4월26일)', 고삐리 삼총사가 27억원이 든 돈가방을 들고 튀는 '일단 뛰어'(조의석 감독.5월)와 본격 패러디 영화를 기치로 내건 '재밌는 영화'(장규성 감독.5월)도 코믹장르 범주에서 관심을 끄는 영화다.
반면 오는 8일 개봉되는 이미연 감독의 '버스, 정류장'은 올 멜로물의 서장을 연다. 권태로운 삶을 살아가던 서른 두살의 보습학원 강사 재섭(김태우)과 세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열일곱살의 소희(김민정)의 사랑과 희망을 다룬다.
4월말 개봉될 '후아유'(최호 감독)는 사이버게임 기획자인 형태(조승우)와 수족관 다이버로 일하는 인주(이나영)사이의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접속'에 대한 이야기다.
또 '오! 수정'의 홍상수 감독은 22일 개봉되는 '생활의 발견'을 통해 1주일간 여행을 떠난 한 남자(김상경)와 춘천과 경주의 두여자(예지원, 추상미)가 벌이는 연애담에서 또 다시 '일상의 디테일'을 구사한다.
'미술관옆 동물원'의 이정향 감독은 '집으로…'란 작품으로 프라이드와 백숙만큼의 간극인 할머니와 손자의 한달 동안의 유쾌한 동거를 통한 사랑을 투영하고(4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은 세인물이 중심인 유괴범 이야기, '복수는 나의 것'(3월29일)을 통해 '하드보일드'세계에 뛰어들었다.
이와 함께 거장 임권택 감독이 오원 장승업의 41~55세까지의 삶을 그린 '취화선'(5월17일)은 올해 개봉할 한국영화가운데 가장 화제작으로 꼽히며 임 감독 매니아들을 당긴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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