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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파워 미의 엿가락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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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사건이 발생한지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세계는 대 테러전쟁을 선포한 미국,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숨죽여 지내야 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미국에 대한 시각은 9.11을 기점으로 크게 바뀐 것 같다.

과거와 달리미국의 '오만'과 '편견'을 적극 비판하고 나서는 추세다. 대한민국 역사상 일찌기 요즘처럼 '반미 감정'이 일반 국민들 사이에 노골화한 적이 있었는 지 놀랄 정도다.

북한을 겨냥한 부시의'악의 축'(axis of evil) 발언에 이어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대국'(大國) 미국이 보여준 '협량'이 우리의 민족적 감정을 크게 자극한 탓이다.

시정에 나도는 객담도 노골적인 반미 감정의 일단을 드러낸다. 미국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축출한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오마르'를 ○○오씨들이 친족이라 주장하고 나섰다는 유머이다.

두 사람이 '○○오씨 아랍공파'의 시조들이란 것. 실제 ○○오씨들이 화낼 지 모르겠으나 미국이 한 하늘 아래서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로여기고 전력을 다해 쫓고있는 '테러리스트'들을 '가문을 빛낸 인물'로 추앙한다는 얘기다.

웃자고 한 얘기지만 그 속에 뼈가 있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 동정의 대상은 미국이 아니라 오히려 이슬람 세계라는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테러 피해국인 미국을 동정하는 대신 빈정거리는 이유는 미국중심의 '엿가락 잣대'때문이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슈퍼 파워'가 된 미국은 모든 기준을 제마음대로 정했다. 미국적 기준이세계적 기준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게 미국의 국익을 반영한 기준이란 점이다.

그런데도 이른바 우리의 일부 여론주도층과 사회지도층은 사대주의 근성과 '노랑머리 콤플렉스'를 버리지 못한 채 '반미'를 우려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반미'를 우려하면서 '반미'를 부추기는 행위를 철딱서니 없는 행동으로 비판하고 있다.

물론 그들의 주장이다 틀린 건 아니다. 외교.경제.군사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한-미관계가 '반미 운동'으로 나빠질 경우 남북관계 등모든 면에서 우리에게 득될 게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적 기준을 반대한다고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은가. 반미(反美)를 극미(克美)에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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