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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부인서 버섯전문가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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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그토록 애착을 갖던 사슴뿔모양의 영지버섯을 이제는 제가 자식처럼 돌보고 있습니다".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의 폐교된 성곡초교에는 보기드문 사슴뿔 모양의 '녹각형 영지버섯'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둥근모양의 영지버섯과는 달리 사슴의 녹용과 거의 흡사해 보는 사람마다 모양의 신기함에 놀란다. 이처럼 특이한 모양새로 인해 녹각영지는 약용은 물론 화분에 옮겨놓고 수분을 공급하며 관상용으로 재배하면 마치 사슴뿔을 키우는 듯한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녹각영지버섯을 재배하는 한금숙(52.여)씨는 의사 부인이었다가 농삿꾼으로 변신했다. 대구역앞 제민의원 원장이던 남편 김익일씨가 의원을 그만두고 버섯 연구에 몰두하다 6년전 숨지자 "내가 해보겠다"며 남편의 유업을 이어받은 것.

남편 김씨는 신혼 초에 의학 공부를 위해 일본에 유학갔다가 미생물학에 심취하면서 버섯 종균 전문가로 변신해 7년만에 귀국, 우리나라 버섯 연구의 선구자 역할을 했었다.

김씨는 영지버섯 등 각종 버섯 종균을 배양해 농가에 보급하고 95년에는 '녹각영지버섯'의 종균을 일본에서 수입해 국내 재배에 성공했는데 96년 지병으로 작고했다.

한씨는 남편을 대신해 남편의 대학후배인 박우진(54.공장장)씨의 도움을 받아 버섯 연구를 시작, 6년만에 종균 배양은 물론 무살균 재배법 등을 개발해 강의하는 버섯 박사의 수준에 이르렀다.

한씨는 "녹각영지는 내 남편이자 자식같은 존재"라며 매일 아침 버섯 재배사에 클래식음악을 들려준다. 음악을 들려주면 영지버섯의 품질이 훨씬 달라진다는 것. 한씨는 그러나 동네 전체가 댐 수몰예정지로 편입돼 이미 기초공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

한씨는 "아직 어디로 가야할지 정하지 못했지만 남편의 뼈가 묻힌 이곳에서 멀지않은 곳에 정착해야겠지요"라며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녹각형 영지버섯 문의는 054)371-6902, 017-534-6137.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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